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이 8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무, 홍보, 민정 수석 인선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우상호 정무수석, 강 비서실장, 오광수 민정수석,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연합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우상호 정무수석, 이규연 홍보소통수석, 오광수 민정수석 등 대통령실 수석급 후속 인사를 했다. 이 가운데 검찰개혁을 이끌어갈 오 신임 민정수석에 대해서는 기대보다 걱정이 앞선다. 검찰개혁은 ‘정치검찰’을 ‘국민의 검찰’로 바꾸는 것이다. 정치검찰의 산실인 특수부 검사였던 그가 과연 이런 일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오 민정수석 발탁 이유에 대해 “뛰어난 추진력과 인품을 두루 갖춰 검찰 안팎에서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다. 대통령의 검찰개혁의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는 인사”라고 했다. 오 민정수석은 대검 중수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을 지낸 ‘특수통’ 출신이다. 검찰을 떠난 뒤로는 대형 로펌에서 대표 변호사로 활동했다. 검찰에 있을 때는 물론 검찰을 떠나서도 검찰개혁을 주창하거나 행동한 사실이 전무하다. 어느 모로 보나 검찰개혁의 적임자는 아니다. 대통령실은 “오 민정수석의 사법개혁 의지를 확인했다”고 했다. 행동이 아닌 말로 평가하는 건 대단히 위험하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당시 후보자 가운데 ‘검찰개혁 의지’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가 검찰개혁에 어떻게 저항했는지 벌써 잊었나. 입으로는 개혁을 말하면서 행동은 개혁을 앞장서서 방해했다. 대통령의 지시에 태업을 일삼다가 정권의 힘이 빠지자 대놓고 반발했다.
민정수석은 검찰과 경찰 등 사정기관을 관리하고, 공직기강 및 인사 검증을 총괄하는 자리다. 대통령이 정국의 주도권을 쥐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핵심 참모다. 역대 대통령이 자기가 신뢰할 만한 인사를 민정수석에 앉힌 이유다. 그런 점에서 이 대통령이 자신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오 민정수석을 낙점한 것을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하지만 이재명 정부는 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부여받았다. 국민들은 윤석열 정권의 ‘검찰 통치’로 실종된 정치가 하루빨리 복원돼 생업에 전념할 수 있기를 바란다. 검찰개혁은 정권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여론의 지지가 없으면 성공할 수 없다. 신임 민정수석에 대해 검찰개혁을 지지하는 시민사회가 우려를 나타내는 것을 대통령실은 가볍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대통령실은 이 대통령이 정치검찰의 가장 큰 피해자라는 사실을 강조하지만, 개혁은 대통령 혼자서 할 수 없다. 법무부 장관과 청와대 민정수석실 후속 인사는 검찰개혁의 적임자를 발탁하기를 바란다.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