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미국과 중국이 오는 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두 번째 고위급 회담을 개최한다. 지난달 중순 스위스 제네바에서 양국이 체결한 무역 합의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협상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문제를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美·中, 9일 런던서 2차 고위급 회담 개최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 같은 일정을 직접 공개했다.
미국에선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영국 런던 회담에서 중국 대표단과 무역 합의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월 1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무역 관계 및 관세 논의 회의에서 스콧 베센트(왼쪽)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악수하고 있다.(사진=AFP) |
美·中, 9일 런던서 2차 고위급 회담 개최
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 같은 일정을 직접 공개했다.
미국에선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영국 런던 회담에서 중국 대표단과 무역 합의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선 ‘경제 실세’로 평가되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참석한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허리펑 부총리가 영국 정부 초청으로 8~13일 영국을 방문하고, 그 기간 미국과 중미 경제·무역 협상 메커니즘 첫 회의를 연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5일 통화에서 미·중 무역 협상을 재개하는 데 뜻을 모았다. 양국은 지난 5월 10∼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 협의를 통해 90일간 서로 관세를 115%포인트씩 낮추기로 했고, 중국은 미국의 상호 관세에 대응해 시행한 비관세 조치를 해제하기로 했다.
앞서 중국은 지난 4월 7종의 희토류 광물을 수출 규제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후 열린 5월 미·중 첫 고위급 회담에서 관세 이외의 무역 규제 조치를 일시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미국은 합의 이후에도 중국의 희토류 수출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고 중국은 되려 미국이 중국에 대한 통제 조치를 계속하고 있다고 맞섰다.
희토류 수출 제한 완화?…유럽과는 협력 움직임
실제 중국은 미국이 문제삼은 희토류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2일 미국 자동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 등 미국 주요 자동차업체 3곳에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에 일시적으로 희토류 수출을 허가했다. 이는 협상에서 미국의 양보 수준을 주시하며 개별적으로 심사하고 허가를 결정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중국 상무부는 미국에서 문제 삼은 희토류 수출 허가를 ‘조건부’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7일 홈페이지를 통해 “희토류 관련 품목은 군용·민간용 이중용도 속성을 갖고 있어 수출 통제를 실시하는 것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럽연합(EU)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언급하며, “요건을 충족하는 신청은 신속히 승인하겠다”는 방침을 EU 측에 전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중국은 법규에 따라 이미 일정 수의 희토류 관련 품목 수출 신청을 승인했으며, 향후 승인 절차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관련국들과의 수출 통제 소통·대화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중국이 희토류를 무역 협상의 핵심 열쇠로 쥐고있으면서 미·중간 협상에서도 일방적으로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시진핑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중국에 가해진 부정적인 조치들을 철회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양국 간 합의 이후 미국 측에서 단행한 중국 유학생 비자 취소, 반도체 규제 등을 겨냥한 것으로 이번 런던에서 두 번째로 열리는 양국 고위급 회담에서 관련 조치가 해소될지 주목된다.
中 희토류 공급망 무기화…車업계도 타격
희토류는 전기차뿐 아니라 전투기 등 첨단무기 생산에서 필수적인 자원으로 전 세계 생산량의 80% 이상이 중국에 집중돼 있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끈 덩샤오핑 전 주석은 “중동엔 석유가 있고, 중국에 희토류가 있다”고 말했으며, 시 주석도 2019년 당시 주요 희토류 자석 업체를 시찰하며 “중요 전략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중국은 희토류를 무기로 삼아 전 세계 공급망을 흔들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중국 철합금 전문기관 조사 결과 4월 중국의 희토류 자석 수출량은 약 3000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 줄었다. 이는 3월 약 5800톤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국가별 수출 감소율은 미국 59%, 한국 76%로 가장 두드러졌고, 최대 수출 대상국인 독일은 44%, 일본은 16% 감소했다.
중국의 희토류 조건부 수출 방침에 이미 자동차를 비롯한 전 세계 제조업 공급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은 희토류 공급 부족으로 미국 내 공장 가동을 멈출 수 있다는 내용의 비공개 서한을 지난달 9일 미국 정부에 전달했다.
미국 포드는 부품 부족으로 일부 공장을 일시 가동 중단했고 일본 스즈키도 소형차 스위프트 모델 생산을 중단했다. 유럽자동차부품산업협회(CLEPA)는 지난 4일 수출 규제로 인해 일부 부품업체가 공장 가동을 멈췄다고 밝혔다. 토요타·혼다·BMW·메르세데스-벤츠 등 완성차업체들은 희토류 재고 확보 등 공급 차질을 줄이기 위한 협상에 들어갔다.
중국 현지 광물기업 관계자는 닛케이에 “중국은 희토류 공급망 하류 공정인 자석 생산에서도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고 있으며, 미·유럽·일본과의 경제 외교에서 협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