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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발 인플레이션? 6개월 동안 가공 식품 73%나 값 올랐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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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 73개 중 55개↑
5% 이상 오른 품목도 19개
기업 60여 곳 '릴레이' 인상
"서민 밥상 물가 부담 커져"


6월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자 판매대. 연합뉴스

6월 1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 과자 판매대. 연합뉴스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반년 동안 가공식품 10개 중 7개의 값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식품·외식 기업 60여 곳이 빵, 라면, 과자, 냉동식품 등 전방위적으로 가격을 인상한 결과다. 먹거리 물가 안정이 이재명 정부가 풀어야 할 최우선 민생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8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5월 가공식품 물가를 구성하는 73개 품목 중 계엄 직전인 2024년 11월 대비 물가지수가 오른 품목은 55개(73.3%)에 달했다. 6개월 사이 가공식품 10개 중 7개 가격이 뛰었다는 의미다. 특히 반년 새 5% 이상 오른 품목이 19개에 이른다. 오징어채가 무려 31.9% 올랐고, 초콜릿(10.4%) 커피(8.2%) 식초(7.7%) 젓갈(7.3%) 양념소스(7.2%) 비스킷(7.1%) 등도 상승 폭이 컸다. 이에 따라 지난달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2024년 5월 대비)은 4.1%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9%)을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시민이 라면과 과자, 음료 등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편의점에서 시민이 라면과 과자, 음료 등을 먹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계엄 이후 식품·외식 기업들이 앞다투어 가격 인상에 나선 결과로 해석된다. 최근 6개월 사이 가격을 올린 식품·외식 업체는 60곳이 넘는다. 동서식품은 지난달 30일부터 인스턴트커피, 커피믹스 등 제품의 출고 가격을 평균 7.7% 인상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6개월 만에 가격을 또 올린 것이다. 빙그레도 3월 더위사냥과 붕어싸만코 등 아이스크림과 커피 가격을 인상한 데 이어 4월 발효유 제품인 요플레 오리지널 멀티(4개입) 소비자 가격을 5.3% 올렸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6월에 이어 8개월 만인 올해 2월 과자와 아이스크림 값을 올렸다. 롯데리아·맥도날드·KFC 등 패스트푸드 업체들도 1년 새 가격을 두 차례나 인상했다.

기업들은 원재료 가격 상승, 고환율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져 어쩔 수 없이 가격을 올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계엄과 탄핵 등에 따른 정국 혼란을 기회로 삼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은 "환율 및 국제 식량 가격 상승 등을 인상 근거로 내세우고 있으나 실제로는 실적 개선과 이윤 추구를 위해 소비자 부담을 외면한 것 아닌지 의문스럽다"며 "코코아, 원두 등 일부 원재료 가격이 오른 것은 사실이나 밀가루, 식용유, 옥수수 등은 전년도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하락했다"고 했다.

빵과 라면 같은 필수 식료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서민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1~3월) 소득 하위 20%(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14만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줄었다.

박준석 기자 pj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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