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구름많음 / 0.0 °
뉴시스 언론사 이미지

레드벨벳 아이린&슬기, 아슬아슬 평형감각의 균형

뉴시스 이재훈
원문보기
두 번째 미니앨범 '틸트(TILT)', 기울기의 미학
[서울=뉴시스] 레드벨벳-아이린&슬기.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6.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레드벨벳-아이린&슬기.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6.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아슬아슬 평형감각의 균형.

그룹 '레드벨벳' 유닛 '레드벨벳-아이린&슬기(아슬)'의 두 번째 미니앨범 '틸트(TILT)'를 요약하면 이렇다. 인위적인 삶을 해체하는 과정에서 흔들릴수록 더욱 빛난다는 메시지를 노래했다.

'샤이니', 'NCT 127' 등과 작업한 미치 핸슨(Mich Hansen) 등 해외 작곡가와 문여름·봉은영·김채아·이스란 등 국내 작사가가 중심이 된 동명의 타이틀곡 '틸트'는 사운드·메시지 측면 모두에서 이를 압축하는 묘를 발휘한다.

절제된 R&B 그루브와 강렬한 일렉트로닉 비트는 아이러니한 조화를 이룬다. 그 위에서 "균형이 깨져버린 / 명암 위로 덧그려낸 환상 / 잘려나간 시야 밖을 / 가득 채운 상상 우리가 완성해낸 뉴 마스터피스(New masterpiece) / 어떤 시선에도 / 완벽한 밸런스(Balance)"라는 노랫말이 고르다. "어느 한 쪽으로 기우는 승패의 경쟁이 아닌 우리만의 밸런스를 만들며 함께 성장하는 관계"라는 레드벨벳-아이린&슬기의 지향점은 이렇게 설득력을 얻는다. 틸트는 '기울다' 외에 '성공을 위한 시도'라는 뜻도 지녔다.

탄탄한 음악, 메시지가 더 힘을 얻는 건 이를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아이린, 슬기 두 멤버의 매력이다. 아이린의 K-팝 업계 손꼽히는 화려한 외모는 '도달 불능점'의 아득함을 선사해 오히려 깨질듯한 위태로움을 전한다. 하지만 그 안에 단단함이 숨겨져 있어서 자신이 가진 게 '무용(無用)한 아름다움이 아님'을 증명한다. 슬기는 탄탄한 실력, 몸이 증거하는 성실함과 함께 뇌쇄적인 눈빛을 갖고 있는데, 그래서 더 애를 태운다.

[서울=뉴시스] 레드벨벳-아이린&슬기.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6.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레드벨벳-아이린&슬기.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6.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두 사람의 대비되는 보컬 톤과 춤 선은 인생의 기울기를 만들어낸다. 사실 예술은 삶의 불완전함의 굴곡을 드러내는 일이다. 아무리 뛰어난 평형 감각을 갖고 있어도 굴곡에 따라 흔들릴 수밖에 없는 게 우리네 일상이다. 그것이야말로 기울기의 미학이다.


일차함수 y=ax+b는 직선이다. 기울기 a에 따라 직선의 방향이 결정된다. 목표점을 향한 그 방향이 항상 맞는 건 아니다. 하지만 타고난 환경인 절편 b에 어떤 미지수 x가 주어질 지 모르는 상황에서도 우리는 a라는 노력의 기울기를 통해 승리는 쟁취해나가려는 삶을 살아간다. 방향의 옳고 그름이 아닌 순간 순간의 기울이는 노력이 중요하다는 걸 이 수식과 레드벨벳 아이린&슬기가 가르쳐준다.

아이린과 슬기는 5년 만에 발매한 이번 유닛 앨범에서 다양한 기울기로 스펙트럼을 넓힌다.

90년대 힙합 R&B 사운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왓츠 유어 프로블럼?(What's Your Problem?)'엔 대세 신인 걸그룹 '키스 오브 라이프(KISS OF LIFE·키오프) 멤버 쥴리의 랩 피처링이 더해졌다. 특히 이 곡엔 그룹 '방탄소년단'(BTS) 프로듀서로 유명한 피독(Pdogg·강효원)이 작곡·편곡에 참여해 눈길을 끈다.


[서울=뉴시스] 레드벨벳-아이린&슬기.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레드벨벳-아이린&슬기. (사진 = SM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05.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R&B 팝 댄스 곡 '이리지스터블(Irresistible)'은 아이린과 슬기의 당당한 매력을 사랑스럽게 풀어낸 곡이다.

히트 메이커 켄지(KENZIE·김연정)와 스웨덴 프로듀싱팀 '문샤인(Moonshine)'이 협업한 팝 댄스 곡 '걸 넥스트 도어(Girl Next Door)'는 특히 더욱 제대로 조명해야 하는 곡이다. SM엔터테인먼트의 상징인 SMP의 아련하면서도 강단 넘치는 버전이라 할 만한 이 곡은 "세상에 던져진 / 네 존재 자체로 / 그거면 됐어"라고 노래하는 이 시대의 소녀들을 위한 근사한 응원가다. '트램펄린(Trampoline)'과 '헤븐(Heaven)'은 몽환적 R&B 팝 댄스 곡의 색다른 여운을 넓힌다.

레드벨벳 아이린&슬기는 일직선의 힘센 주장들 속에서, 또 늘 균형이 맞지 않는 행복과 불행 사이에서도 기울기가 있는 작은 승리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그건 세상엔 단호함이 없다는, 기울기 위를 당당히 걸어가는 결기 어린 단호함이다. 아슬아슬 평형감각은 세상을 아는 거 같아서 이렇게 더 안정감이 든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 네이버에서 뉴시스 구독하기
▶ K-Artprice, 유명 미술작품 가격 공개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김주하 사기결혼
    김주하 사기결혼
  2. 2심형탁 신인상 수상
    심형탁 신인상 수상
  3. 3김아랑 은퇴
    김아랑 은퇴
  4. 4신민아 김우빈 결혼
    신민아 김우빈 결혼
  5. 5김주하 사기 결혼 전말
    김주하 사기 결혼 전말

뉴시스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