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이 3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 AFP 연합뉴스 |
미국 백악관이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에 대해 ‘한국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지만 중국의 개입을 우려한다’는 이례적 반응을 내놓아 파문이 인 데 대해, 외교부가 “중국 관련 언급은 한국 대선과 별개 사안으로 보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외교부 당국자는 5일 “우리 대선 결과에 대한 미국 측의 공식 입장은 루비오 국무장관 명의의 성명을 통해 잘 나타나있다”면서, “미 백악관 공보실 백그라운드 언급에서의 방점은 한국에서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가 진행됐다는 데에 있다고 보며, 이 계기에 언급된 중국 관련 내용은 한국 대선과 별개의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공식 입장은 루비오 국무장관 입장밖에 없다고 보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이 당국자는 “그렇게 알고 있고, 백악관 언급은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3일(현지시각)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언론들의 질의에 “한미 동맹은 철통같이 견고하다. 한국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치렀지만, 미국은 중국이 전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간섭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우려하고 반대한다”고 밝혔다.
동맹국인 한국의 대선 결과에 대해 논평하면서 제3국인 중국에 대해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데,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에 영향력이 큰 미국 극우 ‘마가(MAGA)’ 세력의 인식이 투영되어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동맹국들이 중국과 관계를 끊고 미국을 선택하라고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새 정부가 중국과 ‘거리두기’를 해야한다는 압박성 메시지로도 여겨졌다.
반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공식 성명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의 대한민국 대통령 당선을 축하한다. 미국과 한국은 우리의 상호방위조약, 공유 가치, 깊은 경제 관계에 기반을 둔 동맹에 대한 철통같은 약속을 공유하고 있다. 오늘의 전략적 환경의 요구에 부응하고 새로운 경제적 도전에 대응하기 위해 동맹을 현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교부의 입장은 이 성명이 미국 정부의 유일한 공식 입장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이번 백악관 성명 논란에 대해 미국 정부와 소통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정부가 이에 대해 미국 측에 유감을 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백악관의 ‘중국 개입’ 주장을 반박하며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가 올린 글. 다이빙 대사 X 갈무리 |
한편, 중국 정부는 이번 백악관 성명이 ‘한국 선거에 중국이 개입했다’는 논란을 일으킨 데 대해, 한중 사이를 ‘이간질 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일관되게 내정 불간섭 원칙을 견지해 왔으며, 과거에도 앞으로도 어떤 국가의 내정에도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충고하건대, 자신들의 행동을 근거로 중국을 추측하는 오래된 잘못된 습관을 버리고 중·한 관계를 이간질하는 행위를 중단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다이빙 주한중국대사도 이날 SNS에 한국어로 올린 글에서 “중국이 타국의 선거에 개입했다는 주장은 전적으로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고 중국과 다르 국가간의 관계를 이간질하려는 목적이 숨어있다고 지적하고 싶다”고 백악관 성명을 겨냥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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