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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헤엄쳐서라도 가야지"…바다 건너 섬마을 '투표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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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3일)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 중에는 어선을 타고 바다를 건너 투표소를 가야 하는 섬마을 주민들도 있었습니다.

유권자로서 권리 행사를 위해 고생을 마다하지 않는 시민들 현장을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전북 군산의 명도.

주민 69명이 사는 섬마을입니다.


이른 아침, 고기를 잡으러 바다로 나갈 시간.

그런데 배들이 그대로 멈췄습니다.

주민들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때 마을에 울려퍼지는 목소리.

[김영만/이장 : 오늘은 21대 대통령 선거가 있는 날입니다. 신분증을 지참하시고 선착장으로…]

대통령을 뽑기 위해 투표하러 가는 겁니다.


명도엔 투표소가 없어 바로 옆 주민 100명 조금 넘는 또 다른 섬 방축도로 가야 합니다.

지역 선관위가 아예 행정선을 빌려주기도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으면 배 주인에게 유류비를 지원하고 대신 민간 배로 섬마을 유권자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합니다.

뱃길따라 꼬박 20분.

그래서 반나절 생업을 접고 고기잡이배에 탔습니다.

[신병순/주민 : 국민이 바라는 건 평화지. 헤엄이라도 쳐서 소중한 내 투표 행사를 하고 싶은 마음이죠.]

걸어서 몇 분 가면 투표소에 닿는 도시보다 몇 배는 더 귀찮은 일.

하지만 섬마을 사람들은 이렇게 유권자 권리를 행사해 왔습니다.

[박찬보/주민 : 제가 여기 산 지가 80년이 넘는데 그때마다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때 직접 (투표)했어요.]

명도 주민들이 투표를 마칠 무렵, 올해 86살 방축도 어르신도 지팡이를 짚고 투표소에 왔습니다.

[서영순/주민 : 이름 써요? {네.}]

평생 쉬지 않고 뱃일을 했습니다.

큰아들과 막내아들, 이렇게 둘 씩이나 먼저 떠나보내 삶이 고되지만 선거일이 되면 왠지 희망이 느껴진다는 어르신.

[서영순/주민 : {어떤 마음으로 투표하셨어요?} 그거야 내 마음이지요. 좋은 대통령이 나와서 우리나라 잘 되면 좋겠어요.]

명도와 방축도 유권자는 모두 171명.

이 고생스러운 투표를 하는 이유는 그리 특별한 게 아니었습니다.

[김영만/이장 : 대통령이 어느 분이 되시든 나라 안에서 서로 아웅다웅 싸우지 마시고. 눈을 외국으로 돌려서 다른 나라와 경쟁을…]

[서현숙/주민 : 일자리도 창출하고 후대에 모든 아이들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손영희/주민 : 우리 대한민국이 살기 좋은 나라가… {살기 좋은 나라란 뭘까요?} 안전하고 행복하고.]

섬마을 주민들은 바다를 헤엄쳐서라도 투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한 한 표를 꼭 내야만 했던 이유.

국민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를 바랐기 때문입니다.

[작가 강은혜 / VJ 김진형 / 영상편집 김동준 / 취재지원 권현서]

이상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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