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권성동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
이재명 대통령이 선출된 제21대 대통령 선거 결과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에 대한 국민의 염원을 반영하고 있다. 민주공화국을 무너뜨리려 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데 급급했던 국민의힘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기도 하다.
4일 대선 최종 개표 결과를 보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41.15%를 얻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8.27%포인트(289만1874표) 차로 패했다. 이번 대선은 위헌·위법한 비상계엄 선포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치러진 조기 대선이다. 그럼에도 국민의힘은 그동안 12·3 비상계엄 이후에도 매번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대신 ‘윤석열 지킴이’를 택했다. 국회가 계엄군에 짓밟히는데도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채택을 위한 표결에 집단 불참했고, 탄핵안 부결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윤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막겠다며 의원 수십명이 관저 앞으로 몰려갔고, 극우 집회 연단에 올라 계엄 옹호와 탄핵 반대를 선동했다. 또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는 초유의 ‘강제 단일화’ 쇼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6개월의 문제만은 아니다. 윤석열 정권 3년 내내 여당인 국민의힘은 무능하고 무기력했다. 윤 전 대통령의 무도한 폭주를 방치했고, 당을 장악한 친윤계는 기득권 다툼에만 몰두했다. 지난해 총선에서 ‘소수 여당’으로 전락한 뒤에도 변한 게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도 또 아무런 변화가 없을 것인가.
출구조사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39.3%를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종 개표 결과보다 출구조사 수치가 더 낮은 것을 두고 ‘샤이(shy) 보수’, ‘셰임(shame) 보수’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을 지지하고도, 부끄러워 말을 못 하는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제대로 된 보수정당을 바라는 국민들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은 마치 독과점 기업처럼 이들을 볼모로 잡고서 자신들의 기득권 다툼만 계속 벌이려 하는가. 대선에 참패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는 아직 대국민 사과도, 거취 표명도 없이 침묵하고, 물밑에서는 선거 전부터 당권 경쟁 이야기만 무성했다. 언제까지 이럴 것인가.
국민의힘은 내란 사태와 후보 교체 파동을 거치며 ‘위헌 정당’의 혐의를 스스로 쌓아왔다. ‘내란 동조당’이라는 지적에 발끈하기에 앞서 내란·극우 세력과의 단절과 친윤계의 퇴진으로 답해야 한다. 또 당명만 바꿔 분칠을 하려고만 하지 말고, 해체 수준의 반성과 혁신에 나서줄 것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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