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글' 간담회 하는 '가수' 정태춘 |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수십 년 동안 노래를 통해 이야기하다가 노래를 접게 되면서 붓글이 나오게 된 겁니다. 노래보다도 조금 더 짧게, 더 함축적으로, 그러면서 글씨가 갖는 뉘앙스를 살리면서 배열을 해보자는 거죠."
가수 정태춘이 콘서트장이 아닌 전시장에서 팬들을 만난다. 4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개막한 '노래여, 노래여' 전시는 가수 정태춘의 '붓글' 작업을 소개하는 자리다.
'붓글'은 기존의 서예나 캘리그래피와는 다른 '붓으로 쓰는 글'을 의미한다. 정태춘은 글씨 그 자체보다 글에 집중한다는 의미로 '붓글'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2002년 10집 '다시, 첫차를 기다리며'를 끝으로 "더 이상 음악으로 세상과 소통하지 않겠다"며 한동안 작품활동을 중단했다가 2012년 10년 만에 11집 '바다로 가는 시내버스'를 발표했고 다시 13년 만인 올해 12집 '집중호우 사이'를 발표한 그는 노래 창작을 중단했던 때 가죽 공예와 사진 작업, 그리고 노래를 통해 했던 이야기들을 붓글로 풀어내는 작업을 해왔다.
직접 찍은 사진 위에 '떠나가는 배' 노래 가사를 쓴 붓글 작품[사진 황희경] |
일반 종이부터 신문지, 도배할 때 쓰는 초배지, TV 모니터 상자, 배달을 마치고 버려지던 침대 매트리스 상자까지 가리지 않고 붓이 닿을 수 있는 곳이면 어디에나 글씨를 썼다. 직접 찍거나 자기 모습이 등장하는 사진 위에 글씨를 얹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렇게 쓴 붓글 중 과거 발표한 노래들, 노래와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 그리고 최근 발표한 12집 노래를 담은 '노래' 시리즈를 중점적으로 선보인다. 목공과 가죽 공예, 칼 제작 등 팔과 손으로 하는 다른 작업에도 몰두했던 그는 노래 가사를 쓴 붓글에는 기타 모양의 낙관을 찍는 등 낙관도 직접 새겼다.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가수 정태춘이 4일 서울 인사동 토포하우스에서 열린 붓글 전시 기자간담회에서 붓글 작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5.6.4.zitrone@yna.co.kr |
이번 전시는 부인인 가수 박은옥과 함께 진행하는 '2025 정태춘 박은옥 문학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두 사람은 올해 이 프로젝트를 통해 붓글 전시와 함께 12집 발매와 콘서트 투어, 노래 시집 발간 등을 진행 중이다.
이날 전시장에서 만난 정태춘은 공예와 노래, 붓글 등 다양한 작업 중에서도 역시 가장 매력적인 것은 '노래'라고 말했다.
"저에게 가장 의미가 있는 것은 텍스트 작업입니다. 내 속의 이야기가 있고 그 이야기를 텍스트로 푸는 걸 30년 넘게 노래로 해 왔습니다. 텍스트를 다루는 영역이 시나 산문 등 많지만 가장 매력적인 것은 역시 노래라고 생각합니다. 더 좋은 가사, 더 좋은 음악, 더 좋은 연주로, 더 새로운 노래로 이야기를 공유하고 싶습니다."
전시는 15일까지.
가수 정태춘의 붓글 전시 모습 |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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