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가 부채 문제를 둘러싼 월가의 경고가 다시 고조되고 있다. 수십년간 반복되어온 ‘파산 경고’가 아직 현실이 되지는 않았지만, 이자만 연간 1조 달러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진짜 늑대가 문 앞까지 왔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부채 경고가 다시금 월가를 중심으로 쏟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부의 연간 부채 이자 비용이 1조 달러를 넘어서며 국방 예산은 물론 메디케이드와 식품 보조비를 합친 액수보다 많아졌기 때문이다. 과거엔 반복되는 경고가 '양치기 소년의 외침'처럼 무시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 규모 자체가 상황을 바꿔놓았다는 것이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미국이 파산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커버스토리를 냈다. 53년 전인 1972년 3월 기사로 당시에도 역시 국가 부채 위기가 부각됐다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월가는 지금의 위기의 성격과 규모는 그때의 차원이 다르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미국 경제, 심장병 환자"로 비유
투자은행 라자드의 최고경영자(CEO)이자 전 백악관 예산국장인 피터 오재그도 경고에 동참다. 그는 “과거엔 부채 우려를 양치기 소년의 외침쯤으로 여겼지만, 지금은 늑대가 진짜 문턱에 도달했다”고 우려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에서 예산을 관리했던 경험을 들어 지금 상황이 단순한 경고로 넘길 단계는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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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식 감세안도 부채 폭탄 우려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채권시장에서 곧 균열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지금처럼 이자 비용이 감당 불가능한 수준인데 금리가 다시 급등하면 연쇄 위기가 불가피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장이 당장은 안정을 유지하는 듯 보이나,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은 착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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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외면하는 쇼처럼 운영되는 시장”
전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 케네스 로고프 역시 “채무 위기는 단순한 산술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디폴트는 국가가 계산상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도달하기 전에, 시장 신뢰가 먼저 무너지며 일어난다”고 경고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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