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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라도 방화범 “1년간 계획”…트럼프는 또 전 정권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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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친이스라엘 단체 행사 중 공격이 있었던 콜로라도주 볼더카운티 구 법원청사 앞에서 사람들이 꽃다발을 놓고 있다. AP연합뉴스

1일 친이스라엘 단체 행사 중 공격이 있었던 콜로라도주 볼더카운티 구 법원청사 앞에서 사람들이 꽃다발을 놓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콜로라도에서 친이스라엘 단체 행사 도중 사람들에게 화염병을 던진 용의자는 1년 넘게 범행을 계획해 왔으며,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는 다 죽이고 싶다”고 진술한 사실이 2일 공개됐다.



증오 범죄 및 살인 미수, 인화장치 사용 혐의로 기소된 이집트 국적의 무함마드 사브리 술라이만(45)은 2일 법정에 주황색 수형복을 입고 머리에 붕대를 감은 채 모습을 드러냈다. 수사 당국은 그가 사용하지 않은 화염병을 14개 준비했다며 이번 건을 테러 행위로 보고 있다. 그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에 의해 억류된 이스라엘 인질 석방을 촉구하는 친이스라엘 단체 행사 도중 사람들에게 최소 2개의 화염병을 던졌다. 다친 사람 가운데엔 홀로코스트를 겪은 노인도 있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현재 집계된 부상자는 당초 알려진 8명에서 12명으로 늘었다. 다만 새로 추가된 4명의 피해자는 경미한 부상을 입은 정도라고 경찰은 밝혔다.



콜로라도주 검찰청이 낸 기소 자료에 따르면, 그는 온라인 검색을 통해 이 단체를 알게 된 뒤 표적으로 삼았다. 술라이만은 1년 동안 공격을 계획해 왔으며,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런 일을 벌였다. 그는 “시오니스트들을 다 죽이고 싶다. 다시 하래도 그렇게 할 것” “시오니스트들이 ‘우리 땅’을 점령하는 것을 막아야 했기 때문에 이런 일을 했다”고도 말했다.



기소장에 따르면, 술라이만은 콜로라도 스프링스에 아내와 다섯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고 한다. 시엔엔은 4월 발행된 지역언론 ‘콜로라도 스프링스 가제트’를 인용, 술라이만의 딸로 추정되는 학생이 쿠웨이트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이민 와 고교 장학금을 받았으며 의대 진학을 꿈꾸고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있었다고 전했다. 또 술라이만의 것으로 보이는 페이스북 계정에는 군사 쿠데타로 축출당한 무하마드 무르시 전 이집트 대통령을 지지하고 당시 쿠데타를 주동한 현 대통령 압델 파타 엘시시(현재 3선)에게 저항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2012년~2013년 사이 올라와 있었다.



미국 국토안보부에 따르면 술라이만은 이집트 출신이지만 쿠웨이트에서 17년간 거주하다 2022년 8월 미국으로 건너와 9월 망명을 신청했다. 2년짜리 취업 허가를 받았지만 그 허가는 지난 3월에 만료됐다. 국토안보부는 술라이만의 망명 신청 처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미등록 체류자에 대한 추방 정책을 이끌어 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또다시 공세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번 사건은 국경을 반드시 안전하게 지켜야 하며 불법적이고 반미적인 급진주의자들을 추방해야 한다는 또다른 예시다”라고 주장했다. 또 “(술라이만이) 바이든의 터무니없는 정책 때문에 (미국에) 들어왔다”며 전 정권 탓을 했다.



그러나 이민정책연구소(MPI)의 무자파르 치쉬티 선임연구원은 “말장난처럼 들릴 수 있겠지만, 술라이만은 ‘합법적 신분’은 없으나 망명 신청자로서 합법적인 체류가 인정되는 상태였다”고 시엔엔에 설명했다. 불법체류자가 아닌, 망명신청자로서 미국 땅 안에 머무를 권리를 법상으로 보장받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1일 콜로라도주 볼더카운티에서 방화를 벌인 무함마드 사브리 술라이만이 가족과 함께 거주하던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집 앞에 자전거와 장난감들이 놓여 있다. AP연합뉴스

1일 콜로라도주 볼더카운티에서 방화를 벌인 무함마드 사브리 술라이만이 가족과 함께 거주하던 콜로라도 스프링스의 집 앞에 자전거와 장난감들이 놓여 있다. AP연합뉴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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