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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만 안 했지, 영화 한 편 찍은 듯...'오디오북'에 정성 쏟은 박정민 [스프]

SBS 김수현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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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골라듣는 뉴스룸] 박정민 배우


[첫 여름, 완주]의 OST [초록] 뮤직비디오

[첫 여름, 완주]의 OST [초록] 뮤직비디오


"촬영만 안 했지, 이건 영화 연출과 비슷했어요"

배우 박정민 씨가 출판한 듣는 소설 '첫 여름, 완주'는 오디오북 제작에 7개월 이상 걸렸습니다. 배우들이 읽고 녹음만 하면 끝나는 게 아니었습니다. 박정민 씨는 특히 음향 작업에 공들였다고 하죠. 몰입감 높은 '첫 여름, 완주' 오디오북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을까요?

오디오북은 듣는 사람의 상상에 따라 다양한 장면을 머릿속에 떠올릴 수 있게 하죠. 제작자이자 연출자로서 고군분투한 박정민 씨와 함께, 듣는 이들까지 감독으로 만들 수 있는 오디오북의 매력을 알아봅니다.

골라듣는뉴스룸 커튼콜 267회, 박정민 편 2부 풀영상은 아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김수현 기자 : 영화는 아니지만 영화감독이 하는 일을 다 하신 거네요.

박정민 배우 : 그렇죠. 제가 촬영하지 않았다는 정도의 차이죠. 그래서 힘들었습니다. 제가. (웃음)


류란 기자 : 연출이자 제작자이셨네요.

박정민 배우 : 그렇죠. 그러니까 연출을 한 거죠. 배우들 알아서 다 잘해주고, 성우님들 알아서 다 잘해주고, 사실상 연출로서 가장 힘들었던 건 음향이었어요. 음향 효과와 음악들.

김수현 기자 : 그렇죠, 맞아요.


박정민 배우 : 그런 것들을 중간중간 어떻게 표현을 해서 깊이를 줄 것인가, 이 작품에. 읽을 때도 이미 너무 좋지만 들었을 땐 좀 더 특별한 무언가가 있어야 되잖아요. 이거를 듣고 나서 읽으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읽고 나서 듣는다면 '비슷하네'라고 생각해서 안 듣게 만들면 안 되잖아요. '뭔가 좀 다른, 뭔가 더 깊이 있는 방향으로 연출을 해야 된다'라고 생각해서 음향 편집에 공을 많이 들였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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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현 기자 : 음향 편집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셨어요? 아니면 직접 하셨어요?

박정민 배우 : 엔지니어가 있고요. 둘이 모니터 보면서 '여기서 하다못해 백열등 소리라도 있어야 될 것 같은데?' '징-' 하는 백열등 소리 있잖아요. 아니면 냉장고 소리. 완전한 고요는 없잖아요, 지금 우리 삶에.


김수현 기자 : 그렇죠.

류란 기자 : 지금도 그런 소리가 들어가고 있죠.

박정민 배우 : 완벽한 고요는 없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 고요는 어느 한순간에 써야 된다. 계속 무슨 소리가 나야 된다. 그래야 그 고요가 세지기 때문에. '여기에 소리를 뭘 입힐 거야?' 야외 같은 경우는 어렵지 않아요. 소리가 많으니까. 근데 실내에 들어가면 '무슨 소리 입혀야 되지?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입혀야 돼? 아니면 진짜 백열등 소리, 형광등 소리를 입혀야 돼?' 하면서 라이브러리를 다 뒤지는 거예요. 만약 그중에 그 소리가 없으면 만들어야 돼요. 비슷한 소리를 찾아서.

저는 능력이 없으니까 엔지니어가 소리 다 찾아서 만들고 짬뽕하고, 음향 효과로 한계가 있으면 음악 감독한테 가져가는 거예요. '이 음향을 음악적인 요소로 만들어 줄 수 있어?' 예를 들면 카세트테이프가 씹히는 소리가 라이브러리엔 없으니 음악 감독한테 '디제잉 소리 같은 거 해서 만들어 줄 수 있어?' 하면 만들어서 보내줘요. 이 과정이 굉장히 지난했죠. (웃음)

김수현 기자 : 그랬을 것 같아요.

류란 기자 : 짧게 듣긴 했지만 퀄리티가 굉장히 높게 나왔어요. 깜짝 놀랐어요.

박정민 배우 : 기존의 오디오북처럼 만드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기존의 오디오북들도 굉장히 훌륭하죠. 성우님들이 연기를 잘해 주시기 때문에, 음악도 있고. 근데 어쨌든 첫 시작이 대사 양이 많은 소설을 써달라고 한 거였고, 배우들의 연기를 듣는 라디오 드라마 같은 작품을 만들고 싶었기 때문에 퀄리티를 높이는 수밖에 없죠. 그 배우들 연기를 살리려면.

영화 찍을 때도 배우들이 현장에서 열연을 하죠. 연기 열심히 하고 잘하고 하는데, 연기가 스크린에 나왔을 때 관객들한테 '와 잘한다' 생각이 들게 만드는 건 절반은 감독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절반 정도는 배우가 잘해놔야 감독도 만질 게 있는 건데 (마지막에는) 감독님이 다 만져서 내놓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니까 우리는 배우들을 모셨는데 이 사람들이 연기를 더 잘하는 것처럼 보이게 하려면 제가 계속 만져야 되는 거예요. (배우들이) 혼자 와서 녹음했잖아요. 그 트랙들이 다 따로 있단 말이거든요. 그러면 '이 대사가 끝나고 이 대사가 어느 타이밍에 나올 거야'라는 것까지 다 계산을 해야 돼요. '물고 들어올 거야? 아니면 정적을 줄 거야? 어떻게 할 거야?' 다 트랙을 맞춰서 조립해야 돼요.

류란 기자 : 그것도 직접 하셨어요?

박정민 배우 : 그거 다 제가 하는 거죠. '조금만 당겨봐, 조금만 밀어봐' 하면서 하는 거예요.

김수현 기자 : 편집하는 데 얼마나 걸리셨어요?

박정민 배우 : 이 오디오북 만드는 데 총 7개월 반 정도 걸렸거든요. 화면도 컴퓨터 그래픽도 없는데도 불구하고 7개월 반이 걸린 (웃음) 가장 큰 이유는 처음이라서, 제가 기술이 없어서. 두 번째는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세 번째가 할 일이 너무 많은 거예요. 완벽할 순 없겠지만 최대한 잘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기간을 길게 만든 거죠.

류란 기자 :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저희 짧게 지금 중요한 장면들 몇 개를 들었는데, 라디오 드라마도 말씀하셨지만 잘 만들어진 오디오북을 들을 때는 (장면이) 그려지거든요.

김수현 기자 : 맞아요.

류란 기자 : 근데 이건 그려지는 거에서 더 나아가서 체험형 같았어요. 제가 그 안에 들어가 있다는 느낌까지. 지금 들으니까 음향의 효과가 컸겠어요.

김수현 기자 : 몰입감이.

박정민 배우 : 네, 아마 그러셨을 거예요. 그 소리들이 계속 감싸고 있으니까. 사실 의도한 건 아니거든요. '음향을 잘 썼으면 좋겠다' 정도였지 '공간감을 만들어서 체험을 하게 해야지'라는 의도가 있었던 건 아니에요. 만약 그런 분이 계시다면 우연의 결과인 건데, 저조차도 사실 이걸 다 만들어 놓고 '혹시 뭐 잘못된 거 없나' 하고 읽으면서 들었거든요. 오타가 있는 건 아닐지, 잘못 녹음된 대사나 서술이 있는 건 아닐지 하고 원고를 보면서 딱 듣는데.

김수현 기자 : 막 빠져들어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수현 문화전문기자 shki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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