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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껌공장에서 한류 상징이 된 ‘신오쿠보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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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신주쿠구 신오쿠보 거리. 한겨레 자료 사진

도쿄 신주쿠구 신오쿠보 거리. 한겨레 자료 사진


“네 글자면 다 내 이름이래/쿵치팍치 또한 내 이름인가∼.”



지난 19일 찾은 도쿄 신주쿠 신오쿠보 코리아타운은 케이(K)팝 그룹 세븐틴의 노래로 떠들썩했다. 재일 한인 뉴커머들의 상징 같은 장소인 신오쿠보에는 신격호 전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50년께 롯데제과 껌 공장을 설립해 해방 직후 한국과 인연을 맺은 공간이다. 당시 롯데공장에 일하러 왔던 한인들이 신오쿠보 한인 거리의 근간이 됐다는 견해가 있다. 1990년대 들어 한인 뉴커머들이 유학, 결혼, 취업, 주재원, 워킹홀리데이 등으로 이곳에 대거 정착했다. 과거 한인 올드커머들이 주로 한·일 과거사 문제와 연관돼 일본에 온 것과 대조된다.



애초 뉴커머들은 1989년 한국에서 해외여행이 자유화한 뒤, 신오쿠보와 500m 정도 거리의 유흥 중심가 가부키초에 상권을 이루며 거점을 집중했다. 하지만 1990년대 안팎 일본의 거품 경제로 임대료가 급등한 데다, 가부키초 상권이 활력을 잃자 상대적으로 값싼 신오쿠보 지역으로 이동한 게 지금 코리아타운으로 발전한 계기가 됐다.



이 지역에 일본어학교가 대거 모여 있던 것도 한인 마을 형성 요인의 하나로 거론된다. 1980년 후반 당시 나카소네 야스히로 일본 정부가 ‘유학생 유치 10만명 계획’을 추진했고, 신오쿠보 인근에 일본어학교가 50여곳이나 세워졌다. 이 주변으로 한국 유학생들의 이주가 이어졌고, 앞서 이 인근에 한인 올드커머들이 형성했던 상권에서 아르바이트나 취업 등으로 자리를 잡으면서 뉴커머들의 근거지가 됐다는 것이다. 지충남 전남대 글로벌디아스포라연구소 연구교수는 논문 ‘재일한인 뉴커머 타운의 형성과 발전, 그리고 변용’에서 뉴커머 중심 한인사회가 신오쿠보에 조성된 데 대해 “가부키초와 오쿠보에 재일한인 올드커머들의 빌딩·상가·주택이 많았으며, 이들이 뉴커머를 직원으로 고용하거나 방을 대여해 주었다”며 “일본어를 못해도 아르바이트나 취업이 가능한 점, 외국인 차별이 심한 다른 지역에 비해 (뉴커머들이) 숙소를 구하기 쉬웠다”고 설명했다.



2001년 유학생 고 이수현씨가 신오쿠보역 선로에 빠진 일본인 남성을 구하려다 사망한 일과 비슷한 시기 불어온 한류 붐도 이 지역이 한·일 우호의 상징처럼 여겨진 계기가 됐다. 최근에는 한국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영화 ‘기생충’, 케이팝 그룹 ‘비티에스’(BTS) 등 문화콘텐츠뿐 아니라 한국의 치즈핫도그, 경주빵을 본뜬 10원빵 등 먹을거리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주쿠한국상인연합회의 가장 최근 실태조사인 2022년 자료를 보면, 뉴커머들을 중심으로 한 한국인 점포가 신오쿠보 거리에만 634개에 이른다. 코리아타운에서 가장 가까운 신오쿠보역을 이용하는 이들이 하루 10만 명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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