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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국방비 증액 요구·中 서해공정… 새 정부 국익외교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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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중국이 가하는 위협은 실재하고 임박(imminent)했을 수 있다”며 “(미) 동맹국들이 각자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의 아시아 패권국 추구’라는 전제를 깔고는 중국 견제를 위해 주한미군을 포함한 아시아 주둔 미군 재편과 함께 동맹국의 국방비 증액 등 역할 확대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6·3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더라도 이러한 요구는 새 정부에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샹그릴라 대화에서 “북한의 위협에 직면해 있는 아시아 주요 동맹국이 유럽보다 적은 국방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요구를 구체화했다. 그러고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의 국내총생산(GDP) 5% 국방비 지출을 제시했다. 특정 국가를 지목하지는 않았으나, 사실상 한국을 겨냥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국방비 증액을 통해 동맹의 새로운 관계 정립을 압박한 것인데, 새로 선출되는 한국 정부에는 상당한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튿날 헤그세스 장관은 리처드 말스 호주 부총리 겸 국방장관 면전에서 호주가 가능한 한 빨리 국방비를 GDP 대비 3.5%까지 늘려야 한다는 요구도 했다. 우리의 올해 국방예산은 61조2489억원(GDP 대비 2.32%)이다. 미국의 요구대로 5% 나토 기준에 맞출 경우, 국방비는 올해 2배가 넘는 약 130조원이 소요된다. 호주에 요구한 3.5% 수준에 맞춰도 약 30조원이 늘어난 92조원이다. 한꺼번에 국방예산을 늘리기도 어렵지만, 그만큼 다른 분야에 투입할 재원이 줄어드니 무작정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다.

와중에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PMZ)에서 시추공을 뚫고 자원 탐사 활동을 벌인 사실을 일부 매체가 어제 보도했다. 또 중국이 PMZ와 이어도 인근 등 동경 124도까지 대형 부표 3기를 증설해 현재 총 13기의 부표가 서해 주요 해상 길목에 배치한 사실도 드러났다. ‘기상 관측용’이라고 둘러대나 곧이곧대로 믿기 힘들다. 중국이 서해를 내해화(內海化)하려는 서해공정의 일환일 수 있다. 어물쩍 넘어가선 안 될 일이다. 주한미군 감축과 국방비 증액을 둘러싼 동맹 리스크에다 서해공정은 모두 주권을 위협할 수 있는 문제다. 새 정부가 국익 관점에서 정교한 외교·안보 전략을 짠 뒤 협상력을 발휘해야만 극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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