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만 NC 대표이사가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
(MHN 권수연 기자) 두 달 만에 집에 돌아왔지만 기쁘기만 한 귀가와는 거리가 멀었다.
"연고지 이전을 비롯해 변화가 필요하다" 이진만 NC 대표이사는 '초강수'까지 언급했다.
NC 다이노스는 지난 달 30일, 약 두 달 동안의 긴 방황을 끝내고 홈 구장인 창원 NC파크로 돌아왔다. 선수단과 팬 모두 관중 사망 참사가 벌어진 뒤 6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떠돌이 생활에 시달렸다. 창원시와의 입장 대립 끝에 겨우 집으로 돌아왔지만 구단은 이미 상처를 받을대로 받은 뒤였다.
창원 NC 파크는 앞서 지난 3월 29일 LG와 NC와의 경기 도중 3루 방향 벽에 설치된 외부 구조물 '루버'가 추락해 관중을 덮치는 사고 이후 잠정적 폐쇄됐다. 당시 60kg에 달하는 루버에 맞아 머리 부상을 입은 20대 피해자가 사망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사고 이후 NC파크는 재개장이 사실상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었다.
상황 자체도 큰 참사였지만 이후 수습하는 과정은 더욱 지난했다.
창원시와 창원시설공단은 상황 수습에 소극적으로 대응했고 더러는 희생자에 대한 추모 자체도 늦어 큰 비난의 도마에 올랐다. 이후 여론의 질타에 떠밀려 뒤늦게 애도를 표했지만 형식적이라는 2차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이후 집을 잃은 NC가 리그 파행 및 스케줄 변경, 선수단 훈련 문제 등으로 암초에 부딪히자 울산시가 손을 내밀었다. 문수야구장을 임시 거처로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NC가 새 집을 찾자 창원시는 불쑥 조급함을 드러냈다. 상인들을 내세워 "일단 우리 사정이 어려우니 돌아오라"며 감정적 호소를 내밀었다. 이러한 행보에 대해 비판성 보도를 전한 기사들을 일괄 리스트로 만들어 '오보'라며 반박했고, '다이노스컴백홈' 7행시를 공문화해 또 다시 눈총을 받았다.
창원 NC파크를 메운 팬들의 모습 |
이진만 NC 대표이사 |
여러 난항 끝에 NC는 결국 원래 홈 구장인 NC파크로 돌아왔다. 그러나 창원으로 돌아온 날 이진만 NC 대표이사는 기자회견을 통해 작심발언을 꺼냈다.
이 대표는 "장기적 관점에서 구단 거취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지하게 고민했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연고지 이전을 비롯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강조했다.
NC 측이 내놓은 주요 쟁점은 세 가지다. 구단의 거취 문제와 야구단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파트너십 모색이다.
이진만 대표는 "구단은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불합리한 대우를 받았고 최근에는 생존 자체를 위협받았다"며 그간 창원시에게 약속받았던 구장 접근성 개선이나 2군 구장 정비 등의 공약이 지켜지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이미 구장 사용료 330억원을 선납했음에도 이를 포기할 정도로 시와의 신뢰가 크게 무너진 모양새다.
이에 창원시는 같은 날 입장문을 내고 "2달 만에 개최되는 NC의 홈 경기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환영한다"면서 "우리 시는 그간 한국야구위원회(KBO), NC와 조속한 홈 경기 재개는 물론 야구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의견을 논의하고 대책을 마련했다. 구단은 시민과 함께 성장하는 지역의 중요한 자산인만큼 앞으로도 선수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도록 상호 소통 및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간 시가 보여준 행보는 다양한 의견 논의와 대책 마련과는 거리가 다소 있었고, 가장 기본적인 '무엇을 어떻게, 언제'의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일전 입장문을 통해서도 창원시 측은 대체로 "우리는 사고 이후 다양한 논의와 협력을 하고 있으며 잘 대처하고 있다"는 입장만을 전했을 뿐 지역시민과 야구팬, 구단에게 납득가는 행보를 보이지는 못한 상황이다. 창원시의 '시민의소리' 게시판은 야구단 이전 문제와 더불어 최근에는 시내버스 파업 이슈로 거의 마비 상태다.
한편 NC는 오는 3일부터 5일까지 창원에서 LG 트윈스와 주중 3연전을 이어나간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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