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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계속 내리면 국민 지갑 연다고?…늙어가는 한국엔 안 통한다

뉴스1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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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25 BOK 국제 콘퍼런스 1일차 발표

고령화사회선 은퇴 후 소득 보전 저축, 소비 억제



(자료사진) /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자료사진) /뉴스1 ⓒ News1 김도우 기자


(서울=뉴스1) 김혜지 기자 =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통해 장기 실질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지속적인 금리 인하는 특히 고령화 사회에서 소비를 늘리기보다 억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2일 한국은행 콘퍼런스에서 발표됐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금리를 내리는 것이 무조건 경기 부양 효과를 내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영국 중앙은행의 팀 윌럼스(Tim Willems) 연구원은 이날 한은이 개최한 '2025 BOK 국제 콘퍼런스' 2세션 논문 발표에서 "장기 실질금리는 중앙은행의 단기 정책금리 변화에 따라 구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장기 실질금리는 인구·생산성 등 실물 요인에 따라 결정되며 중앙은행 통화정책은 일시적인 효과만 있다고 여겨진다.

그러나 실제론 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중앙은행 정책금리(기준금리)에 장기 실질금리가 민감하게 움직이는 현상이 관찰됐다.

문제는 기준금리를 따라 장기금리가 내려간다면, 이런 금리 하락의 영향은 왜 경제 활동과 물가에 잘 나타나지 않느냐는 의문이다.


윌럼스 연구원은 이에 답하고자 장기 실질금리 변화(지속적인 금리 변화)가 일시적 금리 변화(기준금리 인하)보다 경제 활동, 물가에 미치는 효과가 약할 수 있다는 관점을 제시했다. 핵심 근거로는 '자산 수요 채널'을 들었다.

쉽게 말해 금리가 장기간 하락하는 경우, 은퇴 자금을 마련하려는 사람들은 거꾸로 돈을 더 저축하고, 덜 쓰려 한다는 설명에 해당한다. 윌럼스 연구원의 주장은 가계가 은퇴를 대비해 자산을 쌓으려는 성향, 즉 생애주기 특성을 반영한 FLANK(Finitely-Lived Agent New Keynesian) 모형으로 뒷받침됐다.

윌럼스 연구원은 "지속적인 금리 인하일수록 은퇴 후 소득 보전을 위해 저축 유인이 높아지므로 기간 간 대체 효과(금리 하락 시 현재 소비의 기회비용 감소로 소비 증가)와 자산 평가 효과(자산 가격 상승으로 소비 증가)를 상쇄해 소비를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국의 데이터를 활용한 회귀 분석에서도 장기 실질금리는 소비에 양(+)의 효과를, 단기 실질금리는 음(-)의 효과를 미쳐 장기 금리 인하가 오히려 소비를 줄일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윌럼스 연구원은 "금리 변화의 지속성이 클수록 통화정책의 실물 경제 파급력이 오히려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고령화가 심해진 사회일수록 낮은 장기금리가 은퇴 대비 저축을 자극해 소비를 억제하는 경향이 더 뚜렷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를 겪고 있는 한국이 참고할 만한 연구로 평가된다.


이번 발표는 통화정책 운용의 기준점으로 평가되는 자연실질금리(r*)에도 시사점을 던졌다. 윌럼스 연구원은 "중앙은행이 r*에서 이탈한 상태를 장기간 유지하는 것이 가능함을 의미한다"며 "기준금리가 r*에서 일시 이탈해도 경제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중앙은행은 r*을 정확히 추정하지 않아도 정책 유연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코로나 시기 각국 정부가 확대한 재정 지출이 이후 고물가의 주요 원인이 됐다는 연구 내용도 발표됐다. 프란체스코 비안치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분석 결과, 코로나 기간 정부 지출 증가의 약 80%가 '예상치 못한 인플레이션'으로 부채의 실질 가치가 줄면서 충당됐다고 밝혔다.

icef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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