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유세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는 ‘내란’을 332번,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방탄’을 419번 언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는 김 후보보다 이재명 후보를 10배가량 더 많이 언급하며 ‘이재명 때리기’에 다걸기(올인)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아일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5월 12일부터 29일까지 각 당 후보들이 유세에서 어떤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는지 분석했다. 이 기간 각 당이 제공한 연설문(이재명 후보 46건, 김 후보 34건, 이준석 후보 19건)을 토대로 조사했으며, 공식연설문이 제공되지 않은 일부 유세는 분석에서 제외했다.
● 경쟁 후보 대신 尹 겨냥한 이재명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벌인 첫 유세에서부터 “음침한 내란의 어둠을 완전히 걷어내겠다”고 했다. ‘내란 극복’을 유세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로 삼은 것.
동아일보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5월 12일부터 29일까지 각 당 후보들이 유세에서 어떤 단어를 가장 많이 사용했는지 분석했다. 이 기간 각 당이 제공한 연설문(이재명 후보 46건, 김 후보 34건, 이준석 후보 19건)을 토대로 조사했으며, 공식연설문이 제공되지 않은 일부 유세는 분석에서 제외했다.
● 경쟁 후보 대신 尹 겨냥한 이재명
이재명 후보는 지난달 12일 서울 광화문에서 벌인 첫 유세에서부터 “음침한 내란의 어둠을 완전히 걷어내겠다”고 했다. ‘내란 극복’을 유세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로 삼은 것.
이 후보는 분석 기간 동안 유세에서 ‘내란’을 총 332번, ‘계엄’ 및 ‘비상계엄’을 191번, ‘쿠데타’를 123번, ‘총칼’을 35번 언급했다. ‘빛의 혁명’(27회) ‘응원봉’(26회) 등 12·3 비상계엄 사태 및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국민의 역할을 강조하는 단어도 자주 사용했다. 지지를 호소할 때도 “투표는 총알보다 강하다” 등 비상계엄 사태에 맞서는 이미지를 자주 사용했다.
윤 전 대통령을 직접 언급한 사례도 유세 전반부(12∼20일)보다는 후반부(21∼29일)로 갈수록 늘어났다. 이재명 후보는 전체 기간 중 윤 전 대통령을 총 59번 언급했는데, 이 중 45번이 유세 후반부에 집중됐다.
반면 경쟁 후보들에 대한 언급은 적었다. 이재명 후보가 김 후보를 직접 언급한 건 26회로 윤 전 대통령의 절반 수준이었다. 김 후보를 직접 언급할 때도 상당수가 “이번 선거는 이재명이냐, 김문수냐가 아닌 내란 진압 여부가 달린 선거”라는 맥락이었다. 이준석 후보는 직접 언급하지 않았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 전까지 발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 1위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내란 극복’ 프레임에 집중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정책과 관련해선 에너지(238회), 태양광(47회), 풍력(16회) 등 재생에너지 분야에 언급이 집중됐다. 유세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주식시장 관련 정책 언급도 늘어났다. ‘주가’는 전반부 16회에서 후반부 71회로 늘었다. ‘상법’도 전반부엔 한 차례도 언급한 적이 없지만 후반부 들어 17차례 언급했다.
● ‘방탄’ 419번 언급한 김문수
김 후보는 유세 때마다 ‘반(反)이재명’ 메시지를 내는 데 집중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와 민주당의 사법부 공세를 겨냥한 ‘방탄’ 이미지를 부각했다.
분석 기간 동안 김 후보는 ‘방탄’을 419회 언급했다. ‘방탄조끼’(181회), ‘방탄유리’(102회), ‘방탄법’(18회) 등도 자주 언급했다.
유세 때마다 “나는 방탄조끼를 안 입었다. 방탄유리도 필요 없다”고 운을 뗀 뒤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재판에 대해 ‘방탄 입법’을 하더니, 대법원장에 대해 특검과 청문회를 하겠다고 한다”며 비판하는 사례가 많았다.
‘총각’이란 단어도 75번 거론했다. 이재명 후보의 ‘여배우 스캔들’을 부각하며 “나는 총각이 아닌데 총각이라고 한 적이 없다”는 식이었다. 이재명 후보와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겨냥한 ‘법인카드’ 언급도 18차례 있었다. 청렴을 강조하는 ‘청렴영생’이라는 표현도 17번 등장했다. “청렴영생(淸廉永生), 부패즉사(腐敗卽死)” 등이 대표적이다.
박정희, 이승만 전 대통령도 각각 88회, 40회 언급됐다. 보수 지지층 결집을 호소하면서다. 특히 “뭉치자, 이기자” “하면 된다, 할 수 있다” 등 두 전임 대통령의 어록을 구호로 자주 사용했다. 김 후보는 지난달 24일 경북 구미시 유세에선 본인의 운동권 전력을 언급하며 “박정희 대통령을 규탄하던 제가 이제는 최고의 찬사를 보낸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책 측면에서는 자신의 경기도지사 시절 업적으로 광역급행철도(GTX)를 강조하며 113회 언급했다.
● 이재명 때리기 집중한 이준석
이준석 후보도 이재명 후보를 집중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분석 기간 동안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을 143차례 거론했다. 이 기간 김 후보를 13차례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이재명 후보 언급 횟수가 10배 이상 많았던 셈이다. 5월 18일 첫 대선 후보 TV토론이 이뤄진 뒤부터는 “어제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OO에 대해 물었다” “TV토론에서 이재명 후보가 거짓말을 했다” 등 TV토론 관련 언급도 여러 차례 반복했다.
2030세대를 집중 공략했던 이준석 후보는 ‘젊은’이란 표현도 102회 사용했다. 정책 측면에서도 젊은 층에서 관심이 많은 ‘국민연금’을 22회, ‘인공지능(AI)’을 19회 썼다. 주요 정치인 중에선 노무현 전 대통령(36회)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15회)을 자주 언급했다. 지지기반이 취약한 상태에서 출발해 ‘대역전’ 끝에 당선에 이른 노 전 대통령과 만 39세라는 젊은 나이에 취임한 마크롱 대통령의 이미지를 본인에게 투영하려는 시도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김성모 기자 m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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