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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장 된 '신들의 섬' 발리… "1리터 미만 생수 생산 금지" 초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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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서 연간 30만 톤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
"관광객, 물병 휴대해 정수물 이용 바람직"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섬 꾸따 해변에서 서퍼들이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득한 모래사장을 지나고 있다. 발리=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발리섬 꾸따 해변에서 서퍼들이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득한 모래사장을 지나고 있다. 발리=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신들의 섬’이라 불리는 인도네시아 발리가 1리터(L) 미만 생수병 생산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세계적 휴양지로 사랑받았지만, 관광객 급증과 함께 넘쳐나는 플라스틱 쓰레기로 몸살을 앓자 아예 생산 자체를 차단하는 초강수를 꺼내 들었다.

1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이 와얀 코스터 발리 주지사는 지난달 29일 “발리 환경과 생태계를 보존하기 위해 1리터 미만 생수병 생산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업체들은 재고를 모두 처분해 내년부터 발리 전역에서 작은 생수병이 유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발표 즉시 발효됐다.

이에 따라 내년부터는 330·500mL 등 소형 생수병과 일회용 플라스틱 컵을 발리에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된다. 주정부는 정책 배경으로 ‘쓰레기 위기’에 대한 절박함을 들었다. 코스터 주지사는 “발리의 거의 모든 매립지는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폐기물 대부분은 일회용 플라스틱, 특히 생수병이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은 관광객 증가와 함께 일회용품 소비가 급증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발리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는 연간 약 160만 톤, 이 중 30만 톤이 플라스틱이다. 관광객이 배출하는 쓰레기 양은 주민보다 4배 이상 많다. 주요 관광지가 몰려 있는 섬 남부지역은 이미 수용 한계를 넘겼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분석이다.

지난 1월 인도네시아 발리 케동가난 해변에서 굴착기가 쓰레기 더미를 치우고 있다. 발리=AFP 연합뉴스

지난 1월 인도네시아 발리 케동가난 해변에서 굴착기가 쓰레기 더미를 치우고 있다. 발리=AFP 연합뉴스


더 큰 문제는 쓰레기들이 관리되지 않은 채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는 점이다. 매년 약 3만3,000톤의 플라스틱 쓰레기가 수로를 통해 해양으로 유입된다. 올해 1월에는 남부 케동가난 해변이 파도에 밀려 온 쓰레기로 뒤덮이기도 했다. 당시 현지 주민과 호텔 직원, 자원봉사자 등 600여 명이 투입돼 일주일간 청소 작업을 벌였다. 수거된 쓰레기만 25톤에 달했다.

쓰레기 문제가 심각해지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지난 2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에게 1인당 15만 루피아(약 1만3,000원)의 관광세를 부과하고 있다. 그러나 발리주는 문제 해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더 강력한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주정부는 인도네시아 중앙정부에 2년간 주요 관광지 내 신규 호텔·리조트, 클럽 등의 건설 허가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지난 4월부터는 자체적으로 기업과 관공서, 학교, 식당 등에서 비닐과 스티로폼 제품, 플라스틱 빨대 등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한 상태다. 여기에 이번 생수병 생산 금지까지 더해지며 환경 규제 강도를 한층 높인 셈이다.

대신 공공 급수 시설을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현지 매체 더발리선은 “앞으로 발리를 여행하는 관광객은 재사용 가능한 물병을 휴대하고, 숙소와 관광 명소, 식당 등에서 제공하는 정수된 물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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