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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급여나 실업급여나 같아”…직장인 42% “육아휴직 자유롭게 사용 못해”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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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민 기자

김상민 기자


여전히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출산휴가·육아휴직 등 모부성보호 제도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일 직장갑질119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직장인 42.4%는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인 36.6%는 산전후(출산) 휴가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 비정규직의 경우 정규직보다 모부성보호 제도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비정규직이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는 52.3%,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는 46.5%로, 정규직보다 모두 15%포인트 이상 높았다.

민간기업·공공기관 여부, 기업 규모에 따라서도 제도 사용률 차이가 컸다. 공공기관의 경우 출산휴가 사용이 자유롭지 않다는 응답은 16.5%였다. 민간기업은 이보다 2배 이상 응답률이 높았다. 300인 이상은 28.2%, 5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48%, 5인~30인 미만 사업장의 경우 48.1%에 달해 기업 규모별로도 차이가 컸다. 또 노조 비조합원, 비사무직, 저임금 노동자일수록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제도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 응답 격차도 컸다. 여성이 출산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는 응답은 47.7%로, 남성 27.7%보다 20%포인트 높았다. 육아휴직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없다는 응답도 여성이 49.2%로 남성 36.9%보다 높았다. 모부성보호 제도의 주 사용자인 여성이 제도 사용이 어려운 현실을 더 크게 체감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임신 사실을 밝히고 나서 퇴사를 강요받거나, 부당 인사를 당하거나, 징계하겠다는 말을 듣는 등 불이익을 당하는 사례도 있었다. 직장인 A씨는 “회사에서 권고사직을 제안했는데, 사유가 ‘제가 임산부라서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라며 “어차피 육아휴직급여나 실업급여나 돈 받는 것은 같다는 말도 했다”고 했다. 직장인 B씨는 “임신 사실을 알리고 갑자기 인사 발령이 났다”며 “이전 업무와 달리 근무시간 내내 서 있거나 계속 움직여야 하는 업무였다. 임산부라 몸을 많이 써야 하는 업무가 힘들다고 이야기했지만 들어주지 않아 근무 중 쓰러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세옥 직장갑질119 활동가는 “저출생의 구조적 원인은 불평등한 노동, 젠더 문제”라며 “차기 정부에서는 젠더 평등 관점에서 통합적인 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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