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하듯 '확'" 5호선 아비규환…"무작정 뛰었다"

<앵커>

오늘(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한 60대 남성이 갑자기 불을 질러 승객들이 긴급 대피했습니다. 용의자는 현행범 체포됐고, 다행히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하마터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순간이었습니다.

첫 소식, 김민준 기자입니다.

<기자>

열차 손잡이와 벽은 검게 그을렸고, 바닥에는 흰 소화제가 흩뿌려져 있습니다.

'시너'를 담았던 걸로 보이는 용기와 타버린 옷가지로 추정되는 잔해도 보입니다.

오늘 오전 8시 45분쯤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가던 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 안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60대 남성 A 씨가 인화성 물질로 추정되는 노란색 액체를 바닥에 뿌린 뒤 불을 붙였다고 목격자들은 전했습니다.

[정구완/지하철 승객 : 소리가 나 가지고 쳐다보니까 범인이 이 휘발유통, 정확하게는 이 담금주 2리터짜리 병에다가 노란 액체가 담겨 있더라고요. 그걸 막 뿌리고 있더라고요.]

이후 순식간에 검은 연기가 열차 안을 뒤덮었습니다.

[오창근/지하철 승객 : 갑자기 그냥 폭발하듯이 불이 확 퍼지면서 검은색 연기가 꽉 차서….]

[박용주/지하철 승객 : (열차) 뒤쪽에 타가지고 있는데 사람들이 그냥 우르르 막 뛰어오더라고요. 그냥 상황도 모르고 막 뛰다 보니까 연기가 자욱하게 막 들어오더라고요.]

마포역에서 약 300m 떨어진 구간을 지나던 열차는 운행을 멈췄고, 놀란 시민 400여 명은 문을 열고 어두운 터널을 따라 마포역과 여의나루역으로 대피했습니다.

승객 130명이 연기를 흡입해 응급처치를 받았고 대피 과정에서 다친 승객 21명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노란 통제선이 처져 있고, 소방과 경찰이 뒤늦게 대피하는 시민들을 안내하고 구호하는 상황입니다.

불이 난 직후 근처 승객들과 기관사가 내부에 있던 소화기로 불길을 초기에 잡지 않았다면 대형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습니다.

경찰은 방화 용의자 A 씨를 현장에서 체포해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한결,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임찬혁)

김민준 기자 mzmz@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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