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비즈워치 언론사 이미지

조기 대선, 기업에겐 '마지막 가격인상' 찬스?

비즈워치 [비즈니스워치 김아름 기자 ]
원문보기
[주간유통]주요 기업 릴레이 가격인상
대선 이후 새 정부 들어서면 인상 어려워
가격인상 비판 피하려는 '꼼수' 지적


그래픽=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주간유통]은 한주간 유통·식음료 업계에서 있었던 주요 이슈들을 쉽고 재미있게 정리해 드리는 콘텐츠입니다. 뉴스 뒤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사건들과 미처 기사로 풀어내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여러분께 들려드릴 예정입니다.[편집자]

대선>가격인상

대선(大選)이 어느덧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가 역대 최대 투표율로 마감되면서 본투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습니다. 선거운동도 치열합니다. 아침부터 각 후보의 선거운동원들이 동네 곳곳을 돌아다니며 지지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다른 이슈들은 모두 '우선 멈춤' 상태입니다. 대한민국의 대선 풍경입니다.

모든 관심이 대선으로 쏠린 이 때, 대선 후보와 선거운동원만큼이나 바쁜 사람들이 있습니다.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편의점 매대의 가격표를 갈아 끼우는 직원들입니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바삐 가격 인상에 나서는 기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디 한 번 볼까요.

우선 커피류입니다. 롯데GRS의 엔제리너스커피는 지난 29일 주요 커피 메뉴 가격을 200~300원 올렸습니다. 동서식품도 내일(6월 1일)부터 맥심과 카누 등 커피류 전 제품 가격을 평균 7.7% 올립니다. 지난해 12월 9% 인상 뒤 불과 6개월 만의 추가 인상입니다. CJ푸드빌의 뚜레쥬르도 커피 가격을 최대 500원 올렸습니다.

2025년 6월 가격 인상 식품/그래픽=비즈워치

2025년 6월 가격 인상 식품/그래픽=비즈워치


이번 주부터 한낮 기온이 28~29도까지 오르는 등 맥주 성수기가 찾아왔는데요. 이에 맞춰 맥주 가격도 오릅니다. 하이트진로는 테라와 켈리, 하이트 캔 355㎖ 가격을 250원 올렸고요. 500㎖ 병은 100원, 1.6ℓ 페트는 400원 올렸습니다. 업계 1위 오비맥주는 이미 2.9% 올린 가격을 적용 중입니다.

치킨도 가격이 오를 전망입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 1위 브랜드인 bhc는 6월부터 가맹점주가 치킨 가격을 직접 정할 수 있는 '자율가격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는데요. 이는 사실상의 가격 인상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입니다.

본사 차원에서 가격을 올리면 이목이 집중되며 비판 여론이 거세지만, 각 점포 별로 가격을 올리면 비판 여론이 잘 모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가격 인상 비판을 점주에게 돌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죠. 이밖에도 다양한 생활 필수품, 먹거리 가격이 오를 전망입니다.


오비이락

물론 가격 인상에 나선 기업들은 똑같은 해명을 합니다. '글로벌 원재료 가격 급등을 최대한 견뎌오다가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상황이 됐다'거나 '가격 인상 시기를 조율해 오다가 결정된 것이며 대선과는 무관하다'는 식입니다. 아무 기업에나 가격 인상 이유를 물어도 똑같은 이야기를 할 겁니다.

그들의 말이 모두 거짓은 아닙니다. 카카오와 커피 가격은 최근 몇 년간 정말 끝도 없이 치솟고 있었죠. 오리온 같은 경우는 카카오빈 가격을 감당하지 못해 장수 초콜릿 브랜드 '투유'의 생산을 중단했을 정도입니다. 이전처럼 수익을 내려면 제품 가격을 30% 이상 올려야 하는데, 가격을 올리고 비판을 받느니 차라리 카카오빈 가격이 안정될 때까지 생산을 멈추겠다는 결정을 내린 거죠.

그래픽=비즈워치

그래픽=비즈워치


하지만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옛말이 괜히 있는 건 아닙니다. 지난해 말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의 어수선함이 조기 대선으로 이어지면서 정부는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한 마디' 하자 농심과 삼양식품 등 라면 기업들이 일제히 가격을 내리는 '추경호의 기적'이 벌어지기도 했는데, 지금은 서민 장바구니 물가 '따위'에 신경써 줄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니 기업들도 지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 체면 불고하고 가격 인상에 나서는 거죠. 대선이 끝나고 새 대통령이 취임하면 그때 가서 가격을 올리기는 상당히 부담스러울 테니까요. 누가 되든 새 대통령의 가장 큰 책무 중 하나는 물가 안정과 서민 경제 활성화일 텐데, 거기서 가격을 올린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이제 며칠 뒤면 앞으로의 5년을 책임질 새 대통령이 탄생합니다. 지금까지의 혼란과 분열을 잘 봉합해 줄 대통령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물가 폭등과 불황도 해결해 줄 대통령이면 좋겠습니다. 기업들이 가격 인상을 눈치보지 않고, 서민 경제를 위해 가격을 인하해도 문제가 없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기업에게도, 소비자들에게도 꿈같은 세상이지만, 꿈은 꾸고 살아야 하니까요. 다음 주 주간유통은, 새 대통령과 함께 찾아뵙겠습니다.

ⓒ비즈니스워치(www.bizwatch.co.kr) -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이재명 성탄 예배
    이재명 성탄 예배
  2. 2충무로역 인근 화재
    충무로역 인근 화재
  3. 3윤종신 건강 문제
    윤종신 건강 문제
  4. 4민지 민지 민지
    민지 민지 민지
  5. 5변우석 크리스마스 선물
    변우석 크리스마스 선물

비즈워치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