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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국, 軍정찰 가능한 부표 서해에 3기 더 설치

조선일보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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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정 지속… 총 13기 확인
중국 남중국해 설치된 해상 부표. 서해에도 같은 종류의 부표가 설치됐다. /중국 CCTV

중국 남중국해 설치된 해상 부표. 서해에도 같은 종류의 부표가 설치됐다. /중국 CCTV


중국이 서해 잠정조치수역(PMZ)과 이어도 인근 등 동경 124도까지 대형 부표(浮標) 3기를 증설해 현재 총 13기의 부표가 서해 주요 해상 길목에 배치된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중국은 ‘기상 관측용’으로 부표를 설치했다고 주장하지만, 부표 대부분에는 첨단 복합 센서가 장착돼 해양 데이터 수집뿐 아니라 군사 정찰 목적으로도 운용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철제 구조물뿐 아니라 ‘바다의 정탐병’이라 불리는 부표도 늘려가며 서해에 대한 지배력을 키워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본지가 엄태영 국민의힘 의원실에 의뢰해 입수한 군 자료에 따르면, 해군은 2023년 5월 20일 제주 이어도와 동경 123도 사이에서 새로 설치된 중국 부표 3기를 발견했다. 정부가 2018~2020년까지 총 10기의 중국 부표를 확인해 중국에 항의했는데도, 3기를 더 설치한 것이다. 부표 대부분은 폭 3m, 높이 6m 크기로 알려졌다.

그래픽=송윤혜

그래픽=송윤혜


해군에 따르면, 부표 13기 가운데 1기는 PMZ 내에 설치돼 있다. 정부는 2018년 2월 이 부표를 발견해 PMZ 밖으로 철거할 것을 요구했지만, 중국은 수용하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비례 대응 차원에서 PMZ 내에 우리 부표를 설치하고 현재도 유지 중이다. 외교부는 지난달 한중 해양협력대화에서도 중국의 부표 증설 문제를 지적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의 부표 13기는 한국 영해가 아닌 PMZ 안팎의 공해상에 설치됐지만, 민간 선박과 한미 해군 함정의 항행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면서 “부표 증설도 서해를 중국 내해(內海)로 만들려는 ‘서해 공정(工程)‘의 하나로 분석된다”고 했다.

정부는 중국 부표가 한미 해군 전략을 감시하는 목적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군 당국에 따르면, 부표에는 첨단 기술이 접목된 복합 센서가 장착돼 잠수함 항적 추적, 해류 분석, 해저 음파 탐지 등의 군사 정보 수집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부표에는 야간에 근처를 지나가는 배들이 감지할 수 있는 발광기도 부착됐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는 “최근 설치된 부표 3기를 포함해 총 10기의 중국 부표는 동경 124도까지 전진 배치돼 있다”면서 “기상 관측용이라면 굳이 한국 쪽에 바짝 붙여 설치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중국은 동경 124도를 해상 작전 경계선으로 일방 선포하고, 한국에 이를 넘어와 군사 활동을 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 동경 124도는 한중 서해 연안의 중간선보다 동쪽이고 일부 수역은 우리 순수 배타적경제수역(EEZ)도 포함된다. 중국은 최근에도 동경 124도 서쪽 PMZ 구역을 실사격 훈련 등 군사 목적으로 사용한다며 일방적으로 ‘항행 금지 구역’으로 선포했다.

윤덕민 전 주일 대사는 “중국은 일본 EEZ에도 부표를 설치해 일본과도 ‘부표 갈등’을 빚었다”면서 “일본이 일관되게 원칙 대응을 하자 중국이 부표를 최근 철수한 사례를 우리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군 관계자는 “현재 확인된 13기 외에 미처 찾지 못한 부표가 또 있을 수 있어 감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군은 중국이 부유식인 일반 부표뿐 아니라 해상에선 육안 확인이 불가능한 수중 부표도 서해 주요 길목에 설치했을 것으로 보고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석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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