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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칭 진보인사의 학력·여성·노동자 비하를 탄식한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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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아내 설난영 여사를 겨냥해 한 발언이 파문을 낳고 있다. 유씨는 최근 친민주 성향 유튜브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대통령 후보 배우자라는 자리가 설씨의 인생에서는 갈 수 없는 자리"라며 "(김 후보와의) 혼인을 통해 고양되었다"고 했다. 고졸 노동운동가였던 설 여사가 서울대 출신 김 후보와 결혼한 것을 두고 "김문수 씨가 '학출' 노동자, 대학생 출신 노동자로서 '찐노동자'와 혼인한 것이다. 그 관계가 어떨지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설씨가 생각하기에는 김문수 씨는 너무 훌륭한 사람이다. 나하곤 균형이 안 맞을 정도로 대단한 사람"이라고도 했다.

유씨 발언은 여성과 노동자, 특정 대학을 나오지 않은 대다수 국민을 비하하고 있다. 1970~80년대 공단에서 일한 여공 중에는 가정형편 때문에, 남자 형제의 진학을 위해 본인 꿈을 접은 사람이 부지기수였다. 김 후보 본인도 "7남매 중 나만 유일하게 대학을 졸업했고 큰누님은 초등학교만 나왔다"고 밝히고 있다. 유씨는 비슷한 시대에 대학을 다녔으면서도 그 수많은 '누나'와 '여동생'의 희생, 가슴에 사무쳤을 비원에 냉담하다. 그는 노동운동가를 '학출'과 '찐노동자'로 계급화하고 출신이 다른 남녀가 결혼한 것을 '균형이 안 맞는' 결합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 후보와 같은 대학을 나온 유씨는 평생 그런 선민의식을 감추고 진보 진영에서 활동해온 것인가. 그가 설파해온 더 평등하고 민주화된 세상은 그런 속물 근성으로 구동되는 세상인가.

유씨는 문필가이면서도 사람이 어떻게 고양되는지도 모르는 듯하다. 사람은 좋은 학교를 나온 배우자가 아니라 인격과 수양을 통해 고양되는 존재다. 고양이 필요한 사람은 젊은 시절의 설난영 씨가 아니라 지금 유시민 씨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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