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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자는 죽은 자의 유전 책이다"... 미래 보는 '불멸의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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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리처드 도킨스, 불멸의 유전자


2018년 방한해 강연을 하고 있는 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뉴칼리지 명예교수. 인터파크 제공

2018년 방한해 강연을 하고 있는 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뉴칼리지 명예교수. 인터파크 제공


"우리는 '사자(死者)의 유전서(genetic book of the dead)'다."

'이기적 유전자' '만들어진 신'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뉴칼리지 명예교수의 최신작이다. 도킨스는 신간 '불멸의 유전자'에서 진화를 '과거의 연대기'이자 '다윈의 자연선택에 의해 쓰이고 편집된 한 권의 책'으로 설명한다. 그에 따르면 각 개체는 일종의 저서이자 미완성 문학 작품이며 역사의 보관서다. 동시에 유전자의 예측이 구현된 '미래 예측서'이기도 하다. 각 유전체는 미래가 과거와 그다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합리적 가정하에 생존과 번식에 유리한 유전자를 고른다.

모하비사막에 사는 사막뿔도마뱀을 예로 들어 보자. 사막뿔도마뱀 유전자는 자신을 후손에게 전달하는 일종의 '탈 것'인 개체가 모래와 돌로 뒤덮인 사막에서 태어나리라 예측하고 도마뱀의 피부색과 무늬를 사막 환경에 맞춰 조정한다. 이뿐만 아니라 사막뿔도마뱀은 모든 기관과 세포, 생화학적 과정에 이르기까지 조상들이 살던 사막이라는 환경에 적합하고 세밀하게 구조화돼 있다. 모든 생물의 모습은 아무리 기괴하더라도 과거의 기록이 적힌 유전자의 영향이자 일종의 예측에 따른 결과라는 것이다. 저자는 "개인의 DNA에 든 정보는 독특하고 대체 불가능하다"며 "복제되고 또 복제되면서 불멸성을 획득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개체를 둘러싼 환경과 이에 얽힌 자연선택이 어떻게 유전자에 새겨지는지를 논증해 나간다. 동물, 식물은 물론이고 고세균까지 동원한 각종 사례가 흥미롭다. 책의 본문에 함께 실린 화려한 일러스트와 사진은 딱딱한 이론서가 아닌 교양 과학서로서 재미를 선사한다.

불멸의 유전자·리처드 도킨스 지음·야나 렌조바 그림·이한음 옮김·을유문화사 발행·496쪽·2만5,000원

불멸의 유전자·리처드 도킨스 지음·야나 렌조바 그림·이한음 옮김·을유문화사 발행·496쪽·2만5,000원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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