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브컬처 게임의 봇물…장기적 안목에선 아니다

[더게임스] 엔씨소프트 웹젠 넷마블 등 주요 게임업체들이 연내 서브컬처 게임을 론칭한다는 방침 아래 분주한 모습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업체는 엔씨소프트다. MMORPG의 명가로 불려온 이 회사가 이번에는 서브컬처 장르 쪽으로 눈을 돌려 작품을 선보인다.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중인 작품명은 애니메이션 RPG '브레이커스: 언락 더 월드'다.

웹젠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회사도 연내 서브컬처 게임 '테르비스(TERBIS)'를 앞세워 글로벌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모바일 게임의 본산이라고 일컬어지는 넷마블도 최근 신작 서브컬쳐 액션 RPG '몬길: 스타다이브'의 국내 CBT를 시작했다.

서브컬처 장르의 경우 그간 국내에서는 틈새 수요를 겨냥한 장르 정도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 몇년 사이 외국 게임을 중심으로 히트작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 분위기를 완전히 바꿔 놓았다. 다소 앞서 가는 표현이긴 하지만 MMORPG가 특정 장르로 밀려나 서브컬처로 불릴 처지에 놓인 것이다.

이 때문인지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경쟁적으로 서브컬처 장르의 게임 개발에 나서고 있다. 수요가 있으니까 그럴 수 도 있겠다. 또 장르의 흐름이 그렇다고 하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이같은 움직임이 너무 고조되고 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특정 장르의 편중 현상은 국내 게임업계가 가장 경계해야 할 과제로 꼽히고 있다. 오죽하면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소리가 나왔겠는가. 쏠림 현상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국내 게임업계는 MMORPG 작품들을 주로 개발해 왔고, 시장의 주류 장르로 자리잡아 왔다. 하지만 유저들이 식상함을 느끼기 시작했다. 더 이상 재미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대신 아기자기하고 소소한 재미를 안겨주는 서브컬처 게임에 빠져들었다.

지금은 마치 서브 컬처 게임 시대이라고 할 만큼 시장의 주류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연일 관련 이벤트와 컬래버레에션이 넘실대고 있고, 일부 업체의 경우 아예 대형 전시장을 빌어 개발사와 유저간, 유저와 유저간의 소통의 문을 열고 친교를 다질 정도가 됐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서브컬처 장르에 대한 미래 가치와 장르 한계를 지적하고자 한다.

이 장르는 그간 일본이 강세를 보여 왔다. 각종 소재의 애니메이션을 잘 만들어온 덕이다. 그런데 장르의 바람은 중국 게임업체들이 일으켜 왔다. 그 대표적인 게임업체가 호요버스다 이 회사는 '붕괴 3rd' 와 '원신' 등 잇단 서브컬처 게임을 발표, 거센 바람을 몰고 왔다.

그러나 글로벌 세계시장에서는 여전히 용어의 뜻 그대로 서브컬처에 머물고 있다. 주류 장르로는 분명한 한계와 시장 개척의 어려움이 있다는 뜻이다. 예컨대 유저들이 함께 몰려 속삭이는 게임과 아기자기한 게임에 매료되는 유저들을 글로벌 기준으로 볼 경우 여전히 제한적이고 소수라는 것이다.

그런데 마치 이를 반드시 해야될 숙제처럼 너도나도 매달린다면 그 건 아니라고 지적하고 싶다. 말 그대로 트렌드이며, 바람일 뿐이다. 이를 놓기가 뭐해서 컬렉션을 꾸밀 정도이면 몰라도, 사생결단의 의지로 달려드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 게임업계가 잘하는 것을 더 잘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긴요하다 하겠다. 거기서 새로운 소재를 찾고, 다양한 방식의 게임룰을 만들어 내는 식이다. 우리는 과거 이같은 노력으로 온라인 게임을 일으켜 세웠고, 부분 유료화라는 세계 게임시장에서 유례없는 과금체계를 완성해 냈다.

바람에 쏠려 이리 저리 휩쓸리지 않았음 한다. 균형 감각을 갖고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게임을 만들어 나가려는 노력이 대한민국 게임산업의 뿌리를 더욱 튼실히 하는 길이라고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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