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보 'Ottobre', 1999[살보재단·글래드스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단순화된 건축적 형태와 따뜻한 색감이 결합한 몽환적인 느낌의 풍경화로 알려진 이탈리아 화가 살보(본명 살바토레 만지오네·1947∼2015)의 국내 첫 개인전이 서울 강남구 청담동 글래드스톤 서울에서 열리고 있다.
살보는 1960년대 후반∼1970년대 초 이탈리아가 정치적인 혼란을 겪던 시기에 일상적인 재료를 사용하는 미술운동인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에 참여하고 개념미술 작업을 하기도 했지만 1973년을 기점으로 구상 회화 작업에 전념했다.
초상화나 정물화도 그렸지만 가장 잘 알려진 그의 작업은 풍경화다. 사계절의 골짜기를 표현한 '밸리'와 지중해 풍경을 담은 '메디테라네이', 이슬람 모스크의 첨탑(미너렛) 등의 건축물을 다룬 '오토마니아' 등이 대표적인 그의 풍경화 연작들이다.
한국 첫 전시인 이번 개인전에는 그중에서도 '여행'이 모티브가 된 작품들이 나왔다. 중동, 북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목격했던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여행 뒤에 그린 1988∼2015년 유화 작품들이다. 가족들과 함께 여행했던 이탈리아의 여름 휴가지 포르테 데이 마르미를 비롯해 독일 슈투트가르트,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이집트 등을 다양한 계절로 표현한 풍경화를 볼 수 있다.
살보 'Aprile', 2000[살보재단.글래드스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살보의 그림은 세부를 자세하게 묘사하는 대신 형태를 단순화하고 빛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색감을 살려 마치 꿈속 풍경 같은 느낌을 준다.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은 작가의 딸 노르마 만지오네는 29일 "아버지에게 중요한 회화적 요소 중 하나는 다양한 색의 농도였다"면서 "그림자를 그릴 때도 그 순간의 마법 같은 느낌을 담아내고 싶어 검은색을 쓰지 않고 다양한 색감을 섞어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대표 연작 중 하나인 '오토마니아'(Ottomania) 작업도 나왔다. 살보가 만든 신조어인 '오토마니아'는 시칠리아, 노르만, 아랍 양식이 결합된 교회 건축물을 묘사한 작업을 가리킨다.
살보 'Senza titolo', 1990[살보재단·글래드스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살보는 자신이 직접 방문했던 곳의 풍경을 주로 그렸지만 전시에는 실제 가보지 않았던 곳의 풍경화도 한 점 나왔다. 우즈베키스탄의 도시 키바(Khiva)를 모티프로 한 작업으로, 생전 너무나 가보고 싶어 했지만 결국 가보지 못했던 도시를 생애 마지막 해에 그린 작은 그림이다. 전시는 7월12일까지.
살보 작가의 딸 노르마 만지오네가 지난 29일 서울 청담동 글래드스톤 서울에서 살보 작가의 작품을 설명하는 모습[사진 황희경] |
zitrone@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