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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변기에 물이 말랐더라” 떠돌이 NC 감격의 홈인… 설움은 끝, 공룡의 야구가 다시 시작된다

스포티비뉴스 김태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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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이호준 NC 감독은 5월 18일 울산에서 열린 키움과 경기가 끝난 뒤 잠시 짬을 내 창원에 있는 집을 찾았다. 그런데 집 상태를 보고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다. 집은 먼지투성이였다. 심지어 변기에는 물도 말라 있었다. 폐가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그만큼 사람의 왕래가 없었다.

이 감독은 “진짜 오래간만에 (창원 집에) 가서 이틀 밤을 자고 화요일에 이동했다. 물걸레질을 했는데 진짜 어떻게 그렇게 검을 수 있는지 할 정도였다. 화장실 변기의 물도 사라졌더라. 원래 이만큼은 고여 있지 않나. 거의 없었다”고 놀랐던 기억을 떠올리면서 “집에 있는 달걀이나 이런 것도 다 버려야 한다”고 허탈하게 웃어 보였다.

이 감독이 집에 갈 수 없었던 이유는 팀 사정 때문이었다. NC의 올 시즌 홈 개막 시리즈가 진행 중이었던 3월 29일 LG전 도중에 NC파크 외벽에 설치된 구조물이 떨어져 한 명의 야구 팬이 세상을 떠나고 두 명의 팬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터졌다. 야구장에서 구조물 낙하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극히 보기 드문 일이었다. 결국 3월 30일 개막 시리즈 마지막 경기가 취소됐고, 이후 대대적인 안전 점검에 들어갔다.

이 점검에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렸고, NC는 홈구장을 쓰지 못한 채 전국을 떠돌아다니는 유랑 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다. 때로는 남의 홈구장을 빌려 쓰고, 때로는 추후 홈경기와 일정을 바꿔 경기를 하고, 급기야 울산을 임시 홈구장으로 쓰는 등 고생을 많이 했다. 선수들은 두 달 동안 원정 생활을 해야 했다. 고충이 컸다. 경기력을 유지하기가 너무 힘들었다.


기본적으로 집이 주는 정신적 편안함을 포기해야 했다. 계속 원정 숙소를 옮겨 다니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이 감독도 “차라리 베개를 들고 다닐 껄 그랬다. 숙소마다 높이가 다 달랐다”고 씁쓸하게 말할 정도다. 피로도가 극심했다. 이 생활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두려움도 선수단을 짓눌렀다. 구단에 배달된 택배를 한 달 이상 찾지 못하는 선수들이 속출했다.

무엇보다 연습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홈이라면 일찍 나와 모자란 훈련을 할 수 있는데 원정은 그게 불가능했다. 여기에 선수들은 여전히 구장별로 ABS존이 미세하게 다르다고 느낀다. ABS도 익숙한 홈 이점이 있을 수 있는 구조인데, NC 선수들은 그 이점을 누리지 못한 부분도 없지 않았다.


그런 악조건 속에서도 그래도 비교적 잘 버틴 NC다. 한때 하위권으로 처지며 이 여파에 직격탄을 맞는 듯했던 NC는 두 달 동안 이어진 원정 생활 및 부상자 속출 여파를 잘 이겨내며 29일 현재 23승25패3무(.479)를 기록 중이다. 5할 승률에 미달이지만 그렇게 멀리 있지는 않다. 이제 상대적으로 타 팀에 비해 홈경기가 많으니 이점을 누릴 일도 남았다. 이 감독도 홈경기에서 뛰는 것, 그리고 홈팬들에게 성원을 받으며 뛰는 것이 선수단의 경기력에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


이 감독은 “집에서 쉬고 자기 루틴대로 하고, 부족하면 일찍 나와서 칠 수 있는 구장이 있다. 할 수 있는 게 많기 때문에 슬럼프가 오기 전에 조금 더 빨리 막을 수 있는 방법도 있다”면서 “자주 쓰는 말이지만 선수는 팬들의 사랑을 먹고 산다고 그러지 않나. 힘이 난다. 집중도 더 되고, 여러 가지 부분에서 팬들의 응원이 도움이 된다”고 기대를 걸었다.

NC 팬들도 팀이 잠시 창원을 떠나 있는 동안 원정 응원을 다니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야구는 결국 집으로 들어와야 사는 스포츠인데, NC도 이제 집으로 다시 들어간다. NC는 30일부터 6월 1일까지는 한화와 3연전을 하고, 3일부터 5일까지는 LG를 홈으로 불러들인다. 그 뒤로 다시 원정이 꽤 길게 이어지기는 하지만, 그래도 모처럼 집에서 보낼 주말과 홈 6연전이 반갑다. 더 안전한 환경, 더 신중한 마음, 그리고 더 즐거운 야구를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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