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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은의 카운터어택] 롯데와 한화는 가을야구를 할까요?

중앙일보 배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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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은 스포츠부 기자

배영은 스포츠부 기자

프로야구를 여러 해 취재하다 보면 사석에서 유독 자주 받는 질문이 몇 개 있다. 그중 최다는 단연 “○○는 올해 가을야구(포스트시즌 진출)를 할까요?”다. 빈칸에 들어가는 구단 이름은 매년 조금씩 달라지는데, 올해는 딱 두 팀이 압도적으로 많다.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다.

당연히 명쾌한 답변은 내놓지 못한다. 질문하는 쪽도 정답을 기대하면서 묻는 건 아니다. 그 짧은 의문문 안에는 “두 팀이 꼭 가을야구를 했으면 좋겠다”는 희망, “왜 올해 유독 강해진 거냐”는 의문, “지금보다 더 잘해야 버틴다”는 불안 등이 고루 담겨 있다.

한화를 이끄는 김경문 감독(아래 사진)과 롯데를 지휘하는 김태형 감독은 두 팀의 숙원을 풀 ‘우승 청부사’ 역할을 맡았다. [뉴스1]

한화를 이끄는 김경문 감독(아래 사진)과 롯데를 지휘하는 김태형 감독은 두 팀의 숙원을 풀 ‘우승 청부사’ 역할을 맡았다. [뉴스1]


롯데와 한화는 KBO리그에서 가장 오래 우승하지 못한 팀들이다. 롯데가 32년, 한화가 25년 됐다. 원래 그사이에 LG 트윈스(28년·1995~2022년)가 있었는데 2023년 통합 우승하면서 대열을 이탈했다.

롯데의 마지막 우승은 1992년이다. 롯데는 프로야구 출범 3년째인 1984년 처음 정상에 올라 OB(현 두산) 베어스와 해태(현 KIA) 타이거즈에 이은 역대 세 번째 우승팀이 됐다. ‘불멸의 에이스’ 고(故) 최동원이 한국시리즈에서 홀로 4승을 따내는 신화를 썼다. 8년 뒤인 1992년엔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삼성 라이온즈, 플레이오프에서 해태, 한국시리즈에서 빙그레(현 한화)를 차례로 꺾었다. 그러나 그 후 롯데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건 1999년이 마지막이다.

한화를 이끄는 김경문 감독과 롯데를 지휘하는 김태형 감독(위 사진)은 두 팀의 숙원을 풀 ‘우승 청부사’ 역할을 맡았다. [뉴스1]

한화를 이끄는 김경문 감독과 롯데를 지휘하는 김태형 감독(위 사진)은 두 팀의 숙원을 풀 ‘우승 청부사’ 역할을 맡았다. [뉴스1]


한화는 바로 그해 롯데를 꺾고 딱 한 번 우승했다. 한화도 초창기엔 강팀이었다. 1986년 빙그레로 창단한 뒤 3시즌 만인 1988년 한국시리즈에 올라 준우승까지 해냈다. 다만 한화도 1999년 첫 우승을 끝으로 기나긴 무관의 세월을 보냈다. 2006년 수퍼 루키 류현진을 앞세워 다시 한국시리즈를 경험했지만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7시즌 동안 단 한 차례(2018년) 포스트시즌에 나간 게 전부다.

그런 롯데와 한화가 올해 2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한다. 1위 LG와의 격차도 그리 크지 않다. 일단 가을야구 복귀가 먼저지만, 두 팀의 환골탈태에 벌써 전 구단 팬이 술렁거린다. 심지어 두 팀은 인기도 많다. 롯데야 LG·KIA와 함께 ‘엘롯기’로 불리는 대표 인기 구단으로 유명하다. 한화는 최근 홈 21경기를 연속 매진시키면서 그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우승하면 얼마나 좋은지는 2년 전의 LG가 보여줬다. 전국구 인기팀 LG가 29년 만에 묵은 한을 풀자 세상이 떠들썩했다. 롤렉스 시계, 아오모리 소주 등 고 구본무 선대회장의 유산 스토리까지 더해져 여파가 오래 갔다. 20세기에 서로를 꺾고 정상에 올랐던 롯데와 한화도 서서히 같은 꿈을 꾼다. 두 팀의 가을야구가 다시 시작되는 날, 어떤 열풍이 불어닥칠지 궁금해진다.

배영은 스포츠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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