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뱀과 양배추가 있는 풍경
2021년 신춘문예로 등단한 강보라 작가의 첫 소설집. 여러 작품이 ‘비교’와 ‘정체’라는 낱말로 관통될 법하다. 비교(당)하는 인물들의 습속과 처지를 통해 인간 본연에 어느새 당도시키거니와 미묘한 ‘경계’의 실체를 감각적으로 들춘다. 발리가, 티니안섬이 풍경이 아니라, 심경의 압박 무대가 된다.
문학동네, 1만6800원.
♦ 숲속의 대성당
시인에게 죽음이 안정이므로 삶은 불안정이다. 남진우의 7번째 시집. 원자핵이 안정적 상태로 변하려는 과정이 ‘방사성 붕괴’이듯, 시집은 서사와 이미지의 붕괴를 통한 실존의 궁구라 할 만. 악마는 “이미 영원”한 “악몽”을 권해주고 갔으며, 떠나보내도 차표를 요구하는 “내 청춘의 열차”는 또 온다.
문학과지성사, 1만2000원.
♦ 등에 불을 지고
2023년 등단한 김혜빈 작가의 어느새 세번째 장편 소설. 비무장지대 마을 안에서 알 수 없는 이유로 인쇄소가 불타고 화자의 아버지가 중태에 빠진다. 그리고 타다 만 신인 작가의 첫 소설. 사건을 둘러싼 소문과 신인 작가가 흘리는 얘깃거리가 ‘진실’을 가리는데…. 상징컨대, ‘불타는 발밑’을 보라.
사계절, 1만6000원.
♦ 뭐 어때
시인 오은의 새 산문집. 일간지에 5년간 연재한 글이다. 오 시인은 지난 3월 동료 시인들과 함께 414명 작가 한줄 성명을 기획 도모했다. ‘왜 그가’라는 질문이 이 글 여기저기서 답변된다. 일상에 대한 서정적 단상조차가 첫 꼭지의 결론으로 수렴된다. “기억하는 것은 가장 열렬한 움직임이다.”
난다, 1만6000원.
♦ 판타지는 어떻게 현실을 바꾸는가
판타지가 신화, 메타포, 구조적으로 ‘진실’되기에 유용함을 작품 사례 등으로 밝히는 비평집. 이를 위해선 판타지가 ‘사실주의’ 문학과는 어떻게 다른지 밝혀야 할 터. “내러티브의 가장 기본적 형식이 환상 문학이고, 이후 사실주의라는 혁신이 등장했다.”
브라이언 애터버리 지음, 신솔잎 옮김, 푸른숲, 2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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