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유전자
리처드 도킨스 지음·야나 렌조바 그림 | 이한음 옮김
을유문화사 | 496쪽 | 2만5000원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정현종의 시 ‘방문객’은 이렇게 노래한다. 왜 어마어마한 일이냐면 “그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이런 시인의 놀라운 통찰이 관념적이거나 비유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게 책 <불멸의 유전자>의 대전제이다.
이 책은 <이기적 유전자>로 유명한 리처드 도킨스가 지난해 펴낸
생물학자 에른스트 헤켈의 도감집 <자연의 예술적 형상>에 실린 대칭적 형태의 요각류. 사이언스소스·을유문화사 제공 |
미국 서부 모하비 사막에 사는 사막뿔도마뱀은 피부 무늬와 색깔이 사막에 있는 모래와 돌을 닮았다. 여기에는 조상이 살았던 사막 환경이 반영돼 있고(과거), 알에서 깨어난 도마뱀은 사막에 살고 있을 것이고(현재), 앞으로 개체나 그 후손들 또한 사막에서 살아갈 것이라는 예측(미래)까지 세팅돼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 도마뱀이 유전적 예측과 달리 사막 옆에 있는 골프장에 잘못 들어갈 경우 지나가던 맹금류의 눈에 띄어 곧바로 낚아채여 죽을 수 있다. 유전적 예측과 어긋나는 상황에 놓일 경우 생존이 위태로워진다는 ‘미래 예측’도 유전자에 담겨 있는 셈이다.
책에는 절지동물부터 코끼리물범까지 각종 생물의 도감을 비롯한 그래픽도 풍부하게 등장해 쉽지 않은 책 내용의 이해를 친절하게 돕는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