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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준석, 억지 그만 부리고 깨끗하게 사과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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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성폭력 발언 논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9일 오전 국회에서 성폭력 발언 논란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가 29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여성 혐오 발언이 검증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 국민을 상대로 언어 성폭력을 자행해놓고 여전히 자신의 잘못이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는 이날 잔혹한 성범죄를 묘사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제가 창작한 게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장남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직접 올린 글의 순화된 버전”이라며 “이미 법조계 자료와 언론 보도를 통해 사실관계는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의 발언이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단계적 검증” “공적 책임의 연장선”으로서, 가족의 일탈에 대한 이재명 후보의 ‘책임 의식’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항변했다. 후보 검증이라는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었다는 식으로 자신의 성폭력 언사를 정당화하고 있다.



이 사안이 대선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그렇게 공개적으로 언급해야 할 사안인가. 많은 국민들이 왜 분노하는지 모른다면, 이 후보는 더 이상 정치를 해선 안 된다. 대중의 정서와 공감하지 못하는 인사는 정치 지도자가 되어선 안 된다. 그건 매우 위험한 일이다. 더욱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수수께끼 내듯 툭 던지는 식의 간접공격 방식까지 취했다. 무례하고 졸렬한 방식이다.



그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불편함을 느끼신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이는 사과가 아니다. 사람들이 ‘윤석열의 개사과’를 떠올리는 것을 돌아봐야 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한 자각과 반성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자신에 대한 비판을 “집단 린치”로 규정하고, 공개 사과하지 않으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정면 돌파’가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인가. 이준석 후보의 행태에 박수를 보내는 이들이 일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에 취한다면 이준석 후보는 극소수만을 위한 정치인으로 남을 것이다. 이준석 후보는 자신이 그렇게도 비판한 윤석열과 지금 너무 닮아 있다는 걸 아는가.



그는 이날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지난 몇 주간 ‘룸살롱’이라든지 문제가 될 수 있는 단어들을 사용해 정치적 공세를 해왔다”며 자신에 대한 비판을 “(진보 진영의) 물타기”라고 주장했다. 본인의 잘못을 사과하기는커녕 정치적 탄압인 양 대응하는 모습에서 구태 정치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성폭력 발언은 물론 이 후보의 이후 대처 모습이 더욱 국민들을 화나게 하고 있다. 진심 어린 성찰과 사과가 없다면 앞으로 정치인 이준석이 설 자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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