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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급 ‘0.8%’ 성장률 전망…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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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금융통화위원회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은 제공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금융통화위원회 뒤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한은 제공


한국은행이 29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대폭 낮춘 것은 한국경제의 양 날개인 내수와 수출에 모두 적신호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율이 현재 수준보다 높아지면 한국 경제가 마주한 ‘성장 절벽’은 더 가팔라질 수도 있다. 한은이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올해 하반기 금리를 두번 더 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금융위기(0.8%) 만큼 낮아진 올해 성장률 전망에서 한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은 가장 큰 요인은 건설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 부진이다.

특히 건설투자의 전망치는 -6.1%로 지난 2월 전망(-2.8%) 때보다 3.3%포인트 낮아졌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고 중대재해 발생 등 일시적 요인이 더해지면서 예상보다 감소 폭이 컸다.

민간소비도 침체 국면이다. 올해 1.1%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2월 전망(1.4%) 때보다 0.3%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12·3 불법계엄 이후 경제심리 개선이 늦어진 데다 가계부채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설비투자도 기존 2.6%에서 1.6%로 떨어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성장률 하향 조정에) 수출이 0.2%포인트, 내수가 0.5%포인트가량 기여했다”며 “관세 영향 때문에만 성장률이 떨어진 건 아니다”고 말했다.

그간 한국경제 버팀목이었던 수출은 -0.1%로 역성장 분위기가 역력하다. 순수출의 성장률 기여도는 0%였다. 이 총재는 “내년에는 순수출 기여도가 -0.3%로 더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미·중 관세협상 진전 등으로 최근 무역 긴장이 다소 완화됐지만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자동차 수출이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자동차 대미 수출(물량)이 올해 4%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차그룹 등 대기업이 미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려는 계획도 장기적으로 수출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다.



변수는 있다. 새 정부가 30조원 가량의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 한은이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큰 점 등은 올해 성장률 최종 성적표가 0.8%보다는 나을 수 있는 요인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새 정부의 재정지출이 일정한 역할을 하면서 경기 하강이 진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 법원이 지난 2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등 전 세계 국가들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무효화한다고 판단한 것도 청신호다. 한은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율이 3분기 중 10% 수준으로 하락할 경우 성장률을 0.9%로 제시했다. 이에 반해 미 관세율이 하반기에 추가로 오를 경우 0.7%까지 성장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시장에선 한은이 연내 두 차례 기준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 더 내리면 연말 기준금리는 2.00%까지 떨어진다. 이는 2022년 6월(1.75%)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만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계속 낮추면 가계부채가 늘고 부동산 등 자산 가격 상승 우려도 제기된다.


이 총재는 “성장률 전망이 크게 하향 조정됐기 때문에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유동성 추가 공급은 기업 투자나 실질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기보다 자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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