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스테이블코인 성공, 구조 설계에 달려"…해시드오픈리서치

해시드오픈리서치 로고. (사진=해시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원화 스테이블코인 성공은 작동 가능한 구조 설계에 달렸다는 제언이 나왔다.

글로벌 웹3 벤처캐피털 해시드의 싱크탱크인 해시드오픈리서치(HOR)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디지털 G2를 위한 원화 스테이블코인 설계도'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9일 밝혔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디지털 G2'로 도약하기 위해 스테이블코인의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해당 논의의 출발점은 '규제 마련'이 아니라 '작동 가능한 구조 설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디지털 통화에 대한 신뢰는 과거 정부나 중앙은행이 발행한 통화처럼 '누가 보증하느냐'가 아니라, 스마트 컨트랙트·실시간 준비금 감사·자동 상환 알고리즘이 촘촘히 엮인 설계 구조 자체에서 나온다고 분석했다.

스테이블코인을 포함한 디지털 시대 통화는 국가와 은행, 테크 기업의 3원 구조로 운용 주체가 다양화되고 있다. 특히 테크 기업이 발행하는 스테이블코인은 정부나 중앙은행이 신용도를 만들어내는 전통적 통화 자산과 달리 이를 보증할 주체가 없다.

대신 민간 기업이 기술적으로 만들어내는 스마트 컨트랙트, 준비자산의 실시간 공시 및 감사, 상환 알고리즘 등 스테이블코인의 설계 구조 자체가 신뢰의 근거가 된다. 즉 블록체인 시스템과 토크노믹스(Tokenomics)의 신뢰성 수준이 스테이블코인 보유자에게 ‘믿을 만한 이유’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다만 현재 국내에서 논의되는 '은행 기반 모델'이 이런 스테이블코인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유럽연합(EU)의 미카(MiCA, Markets in Crypto-Assets Regulation) 규제나 일본 스테이블코인 관련법처럼 발행 주체를 은행 또는 은행에 준하는 기관으로 한정하면 디파이(탈중앙화금융)나 글로벌 결제 시스템과의 호환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우려에서다.

보고서는 '자본시장 기반 모델'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모델에서는 자산운용사·핀테크·특화법인 등 다양한 민간 주체가 발행자로 참여하고, 준비자산을 현금뿐 아니라 머니마켓펀드(MMF), 국채 등으로 분산해 유동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한다. 또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토큰의 발행·소각·상환 절차를 자동화해 실시간 감사와 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API) 등의 기술 연동성을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와 서클(USDC), 트루USD(TUSD) 등이 이 자본시장 기반 모델을 통해 신뢰를 증명하고 구조적 우위를 확보했다는 것이 보고서의 설명이다.

김용범 HOR 대표는 "디지털 시대 통화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자본시장 기반 구조는 단순히 하나의 정책적 선택지를 넘어 글로벌 구조와 호환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선택지"라며 "우리나라는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력과 민간 참여 역량이 존재한다. 프레임을 전환해 단순한 규제 허용자가 아닌 디지털 시대 통화 질서를 공동 설계하는 능동적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는 HOR과 블록체인 리서치 기업 포필러스(Four Pillars)가 공동으로 발간했다. 김용범 HOR 대표와 강희창 포필러스 프로덕트 리드, 복진솔 포필러스 리서치 리드, 김효봉 법무법인 태평양 파트너 변호사, 정수현 신한투자증권 선임, 이재혁 PwC 삼일회계법인 파트너 회계사 등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ee0@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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