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래스카 가서 '논란의 LNG 프로젝트' 들여다 본다...산업부·가스공사 동행

산업부·가스공사, 2·3일 알래스카 방문

알래스카 지속가능한 에너지 콘퍼런스 행사 홈페이지에 소개글이 걸려있다. 알래스카 지속가능한 에너지 콘퍼런스 홈페이지 캡처

한국 정부가 6월 2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 앵커리지에서 열리는 '에너지 콘퍼런스' 행사에 참석한다. 날짜가 대통령 선거일(3일)과 맞물린 만큼 참석 여부를 두고 고심한 끝에 내린 결정이다. 대신 장·차관이 아닌 실장급을 대표로 했다. 정부는 이번 기회에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전 개발¹과 관련해 미국 측 인사들과 소통하는 한편 현장 상황을 살펴보고 올 계획이다.

논의 진전까진 어려울 듯

알래스카 프루도베이에 위치한 기존 유전 시설. 알래스카=EPA 연합뉴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업부·한국가스공사 관계자들은 다음 달 2, 3일 '제4회 알래스카 지속가능 에너지 콘퍼런스' 참석을 위해 알래스카를 찾는다. 이 행사는 5일까지 열리는데 이 중 사전 행사를 비롯해 이틀만 머물기로 한 것.

이번 행사에서 알래스카 주정부는 전 세계 주요 정부관계자, 기업인, 연구소 등에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주요 내용을 알릴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내각 중에는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 더그 버검 내무부 장관, 리 젤딘 환경보호청장 등이 참석해 프로젝트의 중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알래스카 주정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라이트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알래스카의 에너지 잠재력을 해방시키는 게 미국이 에너지 우위를 회복하는 핵심임을 알고 있다"며 "자원을 책임 있게 개발하고 미국 전체 경제 번영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알래스카 지속가능한 에너지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미국 행정부 내각 인사 명단. 알래스카 지속가능한 에너지 콘퍼런스 홈페이지 캡처

행사가 대통령 선거일을 가운데 낀 채 열리는 만큼 우리 측에서는 장·차관이 아닌, 이호현 산업부 에너지정책실장이 출장단을 이끈다. 그는 3일 에너지부가 주관하는 라운드테이블에 한국 대표로 참석할 예정이다. 에너지부 등 내각 인사와 단독 만남 등은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산업부 관계자는 설명했다. 즉 이번 콘퍼런스만으로 LNG 프로젝트와 관련된 어떤 합의나 결정이 이뤄지지는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대만 등 다른 나라 측 인사들과도 관련 논의를 할지는 미지수다. 미국 측은 이들 나라에도 초청장을 보냈는데 최근 로이터통신은 무토 요지 일본 경제산업상이 의회 일정으로 참석이 어려울 수 있으며 미일 무역 협상 상황에 따라 참석 인사의 수준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대만 측은 국영 에너지기업인 CPC 관계자들을 보낼 예정이다.

대신 우리 측은 깜깜이 상태인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미국 측에 프로젝트의 진척 상황이나 구체적 데이터 등을 요청했지만 받지 못했고 지난달 알래스카 주정부와 가스공사가 가진 화상회의 이후 추가 일정은 잡히지 않았다. 산업부 관계자는 "콘퍼런스 참석이 프로젝트 (진행) 상황을 눈으로 지켜볼 수 있는 기회인 것은 맞다"며 "개발 업체의 얘기도 듣고 관련 데이터나 현장 상태를 확인할 수 있을 거라 본다"고 설명했다.

1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가스전 개발

알래스카 북단 프루도베이 가스전에서 생산된 천연가스를 해안의 터미널로 옮겨 액체로 바꿔 판매하는 사업이다. 1,300㎞ 길이의 가스관과 액화 터미널 건설을 위한 초기 투자비만 450억 달러(약 64조 원)일 것으로 추산된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