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Opera)가 2017년 처음 공개했던 실험적 브라우저 ‘오페라 네온(Opera Neon)’을 재출시했다. 이번에는 최신 기술 트렌드인 에이전틱 AI를 결합했다.
새로운 오페라 네온은 일반 브라우저처럼 작동하지만, 사용자 PC에 설치되는 로컬 AI와 통합돼 개인적으로 대화하거나 특정 작업을 요청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로컬 AI는 원격 서버와 연동되는 인터페이스와 연결돼 오페라 네온의 AI 생성 도구가 활용할 수 있는 일종의 워크스페이스 역할을 하게 된다. 대부분 브라우저가 무료로 제공되는 것과 달리, 오페라 네온은 월 구독 기반의 유료 모델을 채택할 예정이다. 정확한 요금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대기자 명단에 등록해야 한다.
오페라는 브라우저 실험을 꾸준히 이어왔다. 예컨대 VPN 기능을 선도적으로 도입한 것도 오페라였다. 2017년 처음 공개된 오페라 네온은 텍스트 북마크 대신 시각적 아이콘을 사용하고, 자주 사용하는 탭이 위로 떠오르는 수직형 탭 구조를 적용하는 등 기존 브라우저의 틀을 과감히 벗어난 실험작이었다. 당시에는 지나치게 급진적인 설계로 인해 대중화되진 않았지만, 본래 목표도 대중화보다는 실험에 가까웠다. 공교롭게도 이번 재출시는 뉴욕 기반 브라우저 스타트업 더 브라우저 컴퍼니(The Browser Company)가 수직형 탭 UI를 갖춘 아크(Arc) 브라우저를 접고, 새로운 에이전틱 브라우저 ‘디오(Dio)’의 알파 테스트에 돌입한 직후에 이뤄졌다.
오페라는 오페라 네온을 “클라우드 컴퓨터”로 정의하며, 사용자의 성향과 선호도를 학습할수록 더욱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브라우저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같은 구상이 실제로 구현될지는 미지수지만, 오페라는 ▲로컬 챗봇 ▲최근 선보인 자율형 AI ‘브라우저 오퍼레이터(browser operator)’ ▲클라우드 컴퓨터 3가지 개념을 중심으로 오페라 네온을 설계했다. 사실상 코딩 작업에 최적화된 원격 LLM 기반 시스템으로 보인다. 유료 구독 모델을 채택한 것은 이 같은 원격 AI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관리하는 데 따르는 비용 때문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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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우저와 대화하는 기능 자체는 새롭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 엣지부터 곧 관련 기능을 도입할 구글 크롬, 브레이브에 이르기까지 이미 많은 브라우저가 웹페이지 요약 등의 작업을 수행하는 AI 기능을 통합하고 있다. 오페라는 오페라 네온의 챗봇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파일럿 비전처럼 OCR로 웹페이지를 ‘읽는’ 방식이 아니라, DOM 트리와 레이아웃 데이터를 기반으로 웹페이지를 분석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오페라는 오페라 네온의 챗봇이 접근하는 모든 정보는 사용자 PC에만 저장되고 외부로 전송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페라 네온의 성패는 결국 에이전트 기술에 달려 있다. 오페라는 쇼핑 에이전트 시연을 통해 개념적으로는 효과적인 모습을 보였지만, 실제 사용자가 AI의 판단을 얼마나 빠르게 받아들이고 신뢰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물론 이는 해당 기술이 제대로 작동할 경우를 전제로 한 것이다. 또한 오페라 네온이 “클라우드 컴퓨터”를 통해 어떤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도 아직 검증되지 않은 영역이다.
Opera |
오페라는 “작업이 정의되면 유럽에 위치한 당사의 서버에서 실행되는 가상머신 내 AI 에이전트들이 이를 디지털 결과물로 구현한다. 사용자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구조다. 이를 전체 악보를 이해하는 오케스트라 지휘자에 비유할 수 있다. 사용자의 요구사항이라는 악보를 바탕으로, 각 연주자에게 역할을 나눠 실행하도록 지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페라 네온은 “목적 달성을 위해 파이썬 라이브러리와 자바스크립트 프레임워크를 기꺼이 설치하고” 오류가 발생하면 스스로 수정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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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많은 사람이 지적하듯 AI 기업은 지금껏 약속을 지키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때때로 심각한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이런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오페라 네온은 이런 기능이 필요한 사용자에게만 의미가 있다. 예를 들어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꾸민 자신만의 ‘배틀쉽’ 게임을 만들거나, 조카의 생일 선물을 미리 고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을 직접 코딩하고 싶다고 해서 오페라가 요구하는 요금을 기꺼이 지불할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다.
언제나 그렇듯 결과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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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Hachman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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