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5700만명분 마약 실물 공개…폐기 처리도 골머리

[앵커]

지난달 강원 강릉시 항구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마약이 적발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코카인 1.7톤, 돈으로 따지면 8천억원이 넘는데, 폐기하는 것도 쉽지 않은 양입니다.

조승현 기자입니다.

[기자]

해경과 세관 직원이 화물선을 수색합니다.

기관실 뒤쪽 은밀한 공간에 코카인 꾸러미가 잔뜩 쌓였습니다.

딱 봐도 엄청난 양인데, 정확히 얼마만큼인지 해경과 관세청이 공개했습니다.

여기 네모난 블록 안에 진짜 코카인이 1㎏씩 담겨 있습니다.

이런 블록을 1690개 압수했는데, 바닥에 펼쳐 보니 단상 위를 가득 채울 정도로 양이 많습니다.

8450억원어치, 5700만 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국내에서 적발된 것 가운데 가장 많은 양입니다.

국제 마약 조직원들은 지난 2월 페루 인근을 항해하던 화물선에 이 코카인을 옮겨 실었습니다.

화물선 선원 20명 가운데 8명이 범행을 돕거나 눈감아 줬습니다.

이후 마약을 내리려고 4차례 시도했지만 모두 실패했습니다.

그동안 마약 조직과 선원이 주고받은 메신저에 모든 과정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수사본부는 선원 4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4명과 마약 조직원 6명을 쫓고 있습니다.

압수한 마약은 폐기해야 하는데, 이것도 쉽지 않습니다.

[최근석/동해지방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장 : 통상적인 폐기는 소각을 하는데 이 양이 워낙 많아서 검찰과 협의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이번 사건은 미국 연방수사국 FBI가 준 첩보로 해결했습니다.

국제 마약 조직이 연루된 범죄 정보를 우리는 미국 등 해외 정보기관에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예산과 인력을 늘리고 자체 정보력을 키우는 일이 시급해 보입니다.

[화면제공 동해지방해양경찰청]

[영상취재 박용길 / 영상편집 임인수]

조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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