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6·3 대선 정치 분야 TV 토론회에 앞서 대선 후보들이 서로의 손을 잡는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
21대 대선 후보들은 27일 서울 MBC 상암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3차 TV 토론회(정치 분야)에서 ‘정치 양극화 해소’ 방안을 제시하며 “타협·공존하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후보들은 토론에 들어가자마자 ‘비상계엄’ ‘사법 리스크’ ‘과거 문제 발언’ 등을 제기하며 상대 후보를 공격하는 등 난타전을 벌였다.
◇‘12·3 비상계엄’ 사태 공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에게 “(이번 대선은) 국민 주권을 회복하고 내란을 극복하는 선거”라면서 “(국회에서 서영교 민주당 의원이) 국무위원들에게 (비상계엄 사태에) 기립해서 사과하라 했을 때 유일하게 일어서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김 후보는 “제가 1972년 유신 때도 계엄 때문에 피해를 봤고, 1980년에도 5공 때 계엄 때문에 삼청교육 대상자가 됐다. 계엄은 절대 반대고, 바로 해제해야 한다”고 했다. 기립 사과 문제에 대해선 “그건 일종의 군중 재판 식이었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전부 고함을 지르면서 국무위원에게 일어나서 백배사죄하라는 것은 일종의 폭력”이라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에게도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 때 불참한 것을 문제 삼았다. 이재명 후보는 “그날 강남에서 술 드시다 국회 온 게 아니고 집에 가서 샤워하고 옷 갈아입고 시간을 보냈다”며 “(국회에 도착해선) 누군가가 ‘의원님 담 넘어서 들어가셔야 한다’라고 하니까 ‘시끄러워, 인마’ 하면서 막았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즉시 집에 가고 즉시 나왔다”며 “제가 (국회에) 들어가려고 노력한 것은 다 찍혀 있다. (또) 그땐 이미 표결이 끝난 지 한참 뒤였다”고 했다.
◇이재명 ‘사법 리스크’ 부각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재판 5개를 받고 있다. 대장동·위례신도시·백현동·성남 FC 사건과 20대 대선 허위 사실 공표죄, 법인카드 사적 유용,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이라며 “유죄 판결이 나면 대외 활동이 굉장히 어렵다. 과연 대통령을 하는 게 맞겠느냐고 국민이 우려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검찰 정권, 윤석열 정권의 증거 없는 조작 기소”라며 “증거가 없지 않으냐”고 했다. 김 후보는 “증거가 없는데 왜 (법원에서) 유죄가 나오느냐”고 했다.
김 후보는 또 “이재명 후보 주변 인물들이 너무 많이 수사받다가 돌아가셨다”며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 때 초대 비서실장 하던 전형수씨는 돌아가시면서 (이 후보에게)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시라’고 했다”고 비판했다. 김 후보는 영화 ‘아수라’가 ‘이재명 성남시’를 상징하는 영화라고도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검찰이 없는 사건 만들려고 강압 수사를 심하게 하니 그 사람들이 괴로워서 그렇게 된 것 아닌가”라며 “제가 부정부패 저질렀는지 구체적인 근거 하나라도 대보라. 저는 업자를 만난 일이 없고 커피 한잔 얻어먹은 적 없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에게 “(법인 카드로) 259번 과일 사 드셨는데 2791만원어치 샀다. 1kg당 1만원으로 계산해도 2.8t이다. 집에 코끼리 같은 거라도 키우느냐”며 법인 카드 사건도 언급했다. 이재명 후보는 “그래서 엉터리라고 한 것”이라며 “제가 쓴 일이 없고, 실무 부서에서 과일 거래를 한 걸 내가 어떻게 아느냐”고 했다.
◇민주당의 ‘이재명 방탄 입법·탄핵’ 논란 공방
김문수 후보는 이재명 후보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민주당의 방탄 입법 논란을 제기하면서 “이재명의 괴물 독재다. 범죄자가 자기를 방탄하기 위해 독재하는 방탄 독재는 세계 역사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보고 독재한다고 하는데 거부권을 대통령이 41번인가 행사했다”며 “(민주당이) 탄핵을 서른 몇 번 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13명인가 14명인가밖에 안 된다”고 했다.
김 후보는 또 대법원이 지난 1일 이재명 후보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판결한 것을 언급하며 “왜 대법원장 탄핵·특검한다고 하고, 왜 청문회에 나오라 그러느냐. 대법관 숫자를 30명, 100명 늘리자 하고, 말이 되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후보는 황제냐. 대한민국 법치를 완전히 흔들고 삼권분립을 다 흔들어 버린다”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대법관들에 대한 특검이나 탄핵은 제가 지시한 바도 없고, 이런 법률 개정 시도를 개별 의원들이 하는 게 문제가 되니까 보류하라고 제가 지시했다”고 했다.
◇‘과거 논란 발언’ 공세도
이준석 후보는 “이재명 후보가 본인과 다른 생각을 가진 국민에게 ‘화장실로 가서 대변기에 머리를 넣으세요’ ‘이분은 간질이 있나 본데 정신병원 보내세요’ 이런 말씀을 하셨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올 4월 고등학교 폭력 사건에서 가해자가 이재명 후보의 ‘형수 욕설’을 따라 하며 피해자에게 말했다면서 “(과거 발언들에 대해)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했다. 이재명 후보는 “제 부족함에 대해 그간 수차례 사과 말씀을 드렸고, 다시 사과드리겠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또 “지난 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가 ‘호텔 경제학’을 방어하려고 독일 공산당 기관지 편집장을 지낸 루카스 차이제를 들고나왔다”며 “국민에게 공산주의자 철학을 들고 와서 가르치려는지 의아하다”고 했다. 이에 이재명 후보는 “뭐든지 이렇게 ‘종북 몰이’ 하듯이 ‘공산당 몰이’ 안 했으면 좋겠다”며 “그 사례는 한국은행의 책자에도 나오는 사례”라고 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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