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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사일언] 변화무쌍 아부라소바

조선일보 에노모토 야스타카·'나만의 일본 미식 여행 일본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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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중반쯤부터 한국에서 일본식 비빔면인 마제소바가 유행하기 시작했다. 비벼 먹는 방식이 한국의 감성과 잘 맞았는지 꽤나 인기를 끌었다. 그때 필자는 “마제소바가 한국에서 대박이 났다면, 또 다른 비벼 먹는 라멘 ‘아부라소바’도 인기를 모으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일본어로 ‘아부라(油)’는 기름, ‘소바(そば)’는 면이라는 뜻으로, 한국어로 직역하자면 ‘기름면’이라는 뜻이다. 아부라소바에는 스프 대신 라드(돼지기름)와 간장 베이스의 양념이 면 아래에 깔려 있다.

도쿄 토박이인 필자는 학창 시절에 마제소바보다 아부라소바를 더 많이 먹고 지냈다. 도쿄 현지 음식인 아부라소바는 추억을 불러일으키는 음식이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아부라소바를 먹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 마제소바보다 약 10년이 늦었지만, 한국에서도 아부라소바 식당이 생기고 있는 건 반가운 일이다.

아부라소바의 원조집은 도쿄의 서쪽 지역인 무사시노시(武蔵野市)에서 1954년 창업한 ‘친친테이(珍珍亭)’다. 나름대로 많은 아부라소바를 먹어봤지만, 친친테이를 이길 곳은 없었다. 낯선 지역에 있는 가게지만, 혹시 아부라소바를 좋아한다면 한번 방문해보는 걸 추천한다. 무사시노시는 대학교가 많은 지역이라 친친테이는 근처 대학생들을 겨냥해 젊은 층에 인기 있는 정크푸드 느낌으로 아부라소바를 개발했다.

아부라소바는 스프가 없기 때문에 일반 라멘보다 재료비를 아낄 수 있기도 하다. 그래서 물가가 폭등하는 지금, 일본 각지에서 아부라소바를 파는 가게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기름면’이라는 이름만 들으면 기름진 음식이 아닌가 싶겠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비벼 먹다가 중간에 라유(고추기름)를 3바퀴, 식초를 1바퀴 뿌리는 게 현지인이 아부라소바를 맛있게 즐기는 방법이다.

마제소바는 비주얼과 맛이 다소 획일적인 데 반해, 아부라소바는 가게마다 맛이나 토핑이 다양한 편이다. 그래서 한국에서 아부라소바를 파는 매장이 늘어나면 일본에서 보기 어려운 새로운 스타일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다음 한국에 갔을 때는 꼭 아부라소바를 맛보려고 한다.

[에노모토 야스타카·'나만의 일본 미식 여행 일본어’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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