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푼타임, 육아의 빈틈을 기술로 메우다
[인터뷰] 스푼타임 최여름 대표
출산율은 줄고 있지만, 육아 시장은 오히려 고도화되고 있다. 특히 초기 건강 관리에 대한 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디지털 솔루션 수요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기술 기반 이유식 관리 앱과 알레르기 예방 제품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타트업이 있다. 바로 '스푼타임'이다. 머니투데이는 스푼타임 최여름 대표를 만나 창업 스토리와 향후 비전을 들어봤다.
최여름 스푼타임 대표가 인터뷰에서 '스푼타임 스타트킷'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제공=스푼타임 |
출산이 창업이 된 계기…"디지털 공백이 보였어요"
최 대표는 첫 아이를 출산한 뒤 육아휴직 중 이유식을 직접 준비하면서 "왜 이런 앱이 없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됐다.
"창업할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그런데 요즘 시대에 이유식을 도와주는 기본적인 앱조차 없다는 게 놀랍더라고요. 육아에도 디지털 혁신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양육자의 시선에서 디지털의 빈틈을 발견한 그는 창업을 결심했고, UX 기획자인 동생의 조언에 따라 정부의 창업 지원 프로그램에 도전했다. 이후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창업패키지와 초기창업패키지에 연이어 선정되며 본격적인 사업화에 나섰다. 2023년 베타 앱을 출시한 이후 기능을 꾸준히 고도화했으며, 2025년 1월 이유식 관리 앱 '스푼타임'을 정식 론칭했다.
스푼타임 이유식 앱 화면을 보여주는 이미지./사진제공=스푼타임 |
앱 개발의 시작은 맘카페에 올린 "이유식 앱 같이 만들 사람 구합니다"라는 짧은 글이었다. 이 글을 계기로 비슷한 시기에 육아 중이던 소아과 전문의, 영양사, 아동발달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뜻을 모아 팀이 꾸려졌다. 현재는 2인의 정직원과 프리랜서 개발자, 콘텐츠 에디터 중심의 소규모 전문 조직으로 운영되며, 광진경제허브센터 입주를 통해 엔슬파트너스 등과의 협업도 활발히 이어가며 새로운 아이디어와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믿을 수 있는 정보, 부모님들은 공부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스푼타임은 창업 초기부터 인스타그램 계정을 키울 정도로 신뢰할 수 있는 육아 콘텐츠 제공에도 집중하고 있다. 최여름 대표는 NGO 국경없는의사회에서 7년여간 홍보마케팅을 맡았던 경험을 살려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육아 정보 콘텐츠 채널 운영 중이며, 현재 팔로워는 3만 명을 넘는다.
"요즘 부모님들은 정말 공부할 준비가 되어 있어요. 문제는 믿을 수 있는 양질의 정보가 많지 않다는 거죠. 저희는 콘텐츠 하나를 쓸 때도 관련 논문을 10편 이상 참고해 전문성과 신뢰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스푼타임은 앱뿐만 아니라 영유아 알레르기 테스트 제품 '스푼타임 스타트킷'을 자체 개발해 선보이고 있다. 땅콩, 달걀, 견과류 등 알레르기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식재료를 안전하게 소량 도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제품으로, 알레르기 유발 식품을 점진적으로 노출하여 영아의 면역 체계를 훈련시키는 최신 연구를 반영했다. 소아과 교수진 연구 자문과 단백질 성능 검사를 통과하여 과학적 검증도 마쳤다.
출시 전에는 알레르기 유발 음식을 다룬다는 점에서 우려도 있었지만, 실제 시장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최 대표는 "제품을 출시한 뒤엔 '육아 불안을 줄여줬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라며 "해외에는 분말이나 액상 파우치 등 다양한 형태의 유사 제품이 있지만, 국내에서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육아시장의 판도를 바꿨다는 평가도 나올 정도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출산율 감소? 오히려 '육아 고도화'의 기회"
최 대표는 출산율 하락이 단기적으로는 위협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양보다 질'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육아 시장이 전환되고 있다고 본다. 스푼타임은 이에 맞춰 식품 라인업 확장과 해외시장 진출을 투트랙 전략으로 추진 중이다.
최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박람회에 참가해 현지 반응을 확인했고, 일본 시장부터 본격적인 해외시장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 스푼타임 앱은 하루 200건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 중이며, 누적 다운로드 수는 1만 건을 돌파했다.
스푼타임이 '2025 구글 창구 프로그램 7기'에 선정됐다./사진제공=스푼타임 |
올해는 앱에 AI 기능을 도입해 알레르기 예방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식단 추천 등 고도화된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구글플레이가 공동 운영하는 '2025 구글 창구 프로그램 7기'에 최종 선정되며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도 인정받았다.
마지막으로 최 대표는 스푼타임의 미션을 이렇게 정리했다.
"이유식을 시작하는 건 아기에게도, 부모에게도 첫 도전입니다. 육아와 성장의 중요한 순간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육아 어시스턴트', 불안을 덜어주는 믿을 수 있는 파트너로 스푼타임이 함께하겠습니다."
김재련 기자 chic@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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