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왕 한국핸드볼연맹 사무총장. 한국핸드볼연맹 제공 |
관중 50% 상승, 미디어 노출 160% 급증, 여자 챔피언전 3300여 꽉 찬 관중…
출범 두 시즌째인 2024~2025 핸드볼 H리그가 낸 결산 성적표는 A학점 정도 될 것 같다. 4월말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 SK슈가글라이더스와 삼척시청의 경기는 3300여 관중이 지켜봤고, 지상파를 통해 전국의 팬들에게도 전달됐다. 외형적 성장이 가팔라지면서 핸드볼 H리그의 브랜드도 조금씩 정착하고 있다.
핸드볼 H리그의 산파역을 맡았던 오자왕 한국핸드볼연맹 사무총장은 “20~21일 충남 천안에서 각 구단 감독 등 관계자와 시즌 결산 1박2일 워크샵을 열었는데, 구단과 연맹이 H리그의 성장 잠재력을 평가하고 의기투합했다”며 분위기를 설명했다.
여자부 8개 팀, 남자부 6개 팀으로 이뤄진 핸드볼 H리그는 프로화를 지향하는 성인 핸드볼 최고의 무대다. 2009년 시작된 핸드볼 코리아리그 대신 2023년부터 H리그로 바꾼 것은 명칭만의 변화가 아니다.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인 오자왕 사무총장은 “시장의 확대, 지속가능성을 위한 기반 확충, 재정 자립까지 장기 발전 계획을 바탕으로 H리그를 시작했다. 핸드볼을 통해 선수가 육성되고, 은퇴 뒤 일자리를 얻을 수 있는 산업 생태계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4월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핸드볼 H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에스케이와 삼척시청 선수들이 경기하고 있다. 한국핸드볼연맹 제공 |
핸드볼 H리그의 붐업 전략은 집요할 정도로 틈새를 파고든다. 가령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코트 주변에 마련된 비비큐존, 게토레이존 등의 특별 좌석은 팬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시도다. 경기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팬들은 일반석보다 높은 가격의 티켓에도 지갑을 연다. 선수단 입장이나 경기 최우수선수 시상식 때 팬들을 참여시키는 것은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기 위한 배려다.
자체 방송국 맥스포츠를 통해 생중계되는 경기의 해설진은 조은희, 이상은, 김온아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다. 방송 콘텐츠를 편집해 유튜브와 SNS를 통해 전파하는 것은 팬들의 눈길을 끌기 위한 노력이다. 올 시즌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에 처음으로 경기 장면을 짧게 편집한 동영상을 올렸는데, 하남시청의 슈터 박광순의 시속 110km 안팎의 캐넌슛을 담은 쇼츠 영상은 포털에서 15만 클릭을 넘게 기록했다. 핸드볼 기록 등 각종 데이터를 시각화해 누리집에 올리는 것도 돋보인다.
오자왕 사무총장은 “핸드볼 종목 자체가 스피드와 격렬한 몸싸움 등 팬들의 눈길을 끌 수 있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 유럽에서는 축구 다음으로 인기 있는 스포츠다. 시장 잠재력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에스케이 슈가글라이더스 선수들이 4월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 핸드볼 H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핸드볼연맹 제공 |
단기 과제인 리그 안정화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유소년 저변의 확대, 재정 안정 등을 위해서는 더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오자왕 사무총장은 “유소년이나 여성을 위해 부드러운 공을 사용하고 골키퍼 없이 뛸 수 있도록 한 ‘핸볼’ 경기에 그동안 많은 투자를 했다. 현재 250개 학교에서 핸볼 경기가 이뤄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리그 차원에서 구단 간 전력이 점점 평준화되면서 승패를 둘러싼 긴장감이 높아지는 것도 사실이다. 올 시즌 남자부에서는 두산이 정규·챔피언전 통합 10연패를 일궜지만 내년에도 우승할지는 의문이다. 두산의 주장 강전구는 “모든 팀이 다 어렵다”라고 말할 정도다.
물론 핸드볼 H리그의 갈 길은 멀다. 오자왕 사무총장은 “일단 팬들이 많아져야 한다. 그래야 선수들도 더 열심히 뛰고 마케팅도 된다. 팬들이 경기장을 찾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창금 선임기자 kimck@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