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LG 케이시 켈리의 고별전을 기억하시나요? 동료도, 팬도, 켈리 본인도, 하늘도 눈물을 흘렸던 경기... 뭉클함을 남기고 떠났던 켈리를 열 달 만에 만에 미국에서 만났습니다. 메이저리거의 꿈을 안고, 애리조나 산하 트리플A팀에서 선발투수로 나서고 있었는데요. 켈리는 인터뷰 도중 여러 차례 LG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라면 사리를 넣은 부대찌개가 먹고 싶다고 하는 등 KBO 리그와 한국을 무척 그리워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잠실 예수' 켈리, 오랜만에 만나보시죠.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안녕하세요! 케이시 켈리입니다.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사랑해요”
지난해 7월 LG에서 방출된 켈리를
열 달 만에 미국 네바다주 리노에서 만났습니다.
켈리는 방출 이후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안녕하세요! 케이시 켈리입니다. 응원해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사랑해요”
지난해 7월 LG에서 방출된 켈리를
열 달 만에 미국 네바다주 리노에서 만났습니다.
켈리는 방출 이후
아버지가 감독을 맡고 있는
신시내티 산하 트리플A팀에서 뛰다가
지난해 8월 빅리그의 부름을 받았습니다.
단 2경기만 뛰고 다시 방출됐지만,
6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복귀해 세이브도 기록했습니다.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제가 야구를 하는 이유는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은 꿈 때문입니다. 지난해 미국으로 돌아왔을 때 그 꿈을 이룰 수 있었는데,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메이저리그에 가는 것이 확실히 제 첫 번째 목표입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김혜성(LA 다저스)의 활약이 대단합니다.
켈리는 현재 애리조나 산하 트리플A팀
리노(Reno) 에이시스(Aces) 소속입니다.
만약 켈리가
애리조나 유니폼을 입는다면,
이정후, 김혜성과 같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뛰게 됩니다.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KBO리그에서 이정후, 김혜성을 상대로) 아웃을 많이 잡진 못했어요. 그들은 저에게 안타를 많이 뽑아냈죠. 메이저리그에 가서 그 선수들을 상대하면, 마치 한국에 고척돔이나 잠실야구장에서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거예요”
하지만 빅리그로 가는 길은 험난해 보입니다.
켈리는 올시즌 트리플A에서
8번 등판(선발 5번)했는데
평균자책점 6.75,
아직 시즌 첫 승을 따내지 못했습니다.
KBO리그에서처럼
이곳에서도 '슬로우 스타터'인 것일까.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모든 LG 팬들이 아시다시피, 저는 시즌 초반에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려요. 하지만 이제 제 상태는 좋습니다. 컨디션도 올라왔고요. 지금은 매 경기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2019년 한국무대를 밟은 켈리는
6시즌을 뛰며 통산 73승(46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했습니다.
LG의 외국인 선수 중
가장 오랜 기간을 뛰었고,
가장 많은 승리를 거뒀습니다.
팬들은 구세주처럼 다가온 그를
'잠실 예수'라고 불렀습니다.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제가 긴 머리와 풍성한 수염을 기르고 있었을 때, 어떤 사람들은 제가 예수를 닮았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정말 멋진 별명이었어요”
무엇보다 켈리는 LG팬들에게
단순히 야구 잘하는 외국인 선수
이상의 의미를 지닌 존재였습니다.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2023년) 한국시리즈 우승은 단연 제 인생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어요. LG는 29년 동안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했는데, 감격의 순간을 팬 여러분께 전할 수 있었던 건 정말 놀라운 일이었고, 절대 잊지 못할 경험입니다”
동료와 팬들에게 감동을 주는 선수,
그것이 켈리가 사랑받은 이유였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7월 20일 고별전에서는...
LG 동료도, 팬도,
켈리 자신도, 하늘도
모두가 울었습니다.
야속한 비 때문에
노게임이 선언된 뒤,
켈리는 한국식 큰절로
작별 인사를 건넸습니다.
그 의미는 무엇이었을까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팬들이 저와 제 가족을 마치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것처럼 대해주는 걸 느꼈어요. 정말 많은 감동을 받았고, 팀과 팬들에게 최고의 존경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의 왼쪽 귀 뒤편에는
한글로 '켈리'라고 새긴 타투가
여전히 선명합니다.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동료들한테 (이름이) 제대로 번역된 게 맞는지, 확인해 달라고 부탁했던 기억이 납니다. 한국에서의 경험이 저와 아내의 삶을 바꿔 놓았기 때문에, 한국에 대한 존경심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6년의 시간은 입맛도 바꿨습니다.
미국 생활을 하면서
매콤한 국물이 그립다는 걸 보면,
영락없이 한국사람 입맛입니다.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한식은 부대찌개에 라면을 곁들인 거예요. 처음 부대찌개를 먹었을 때, 태어나서 먹어본 국물 중 가장 맛있었어요. / 갈비도 부침개도 그립고, 국물 요리는 다 그리워요. 김치찌개, 부대찌개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 중 하나였어요”
가장 큰 목표는 빅리그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속마음도 내비쳤습니다.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제가 지금 건강하니까, (한국에 간다면) 팀에 확실히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제 각 팀들이 변화를 모색하는 시기이기도 하고요"
올 스프링캠프 당시
한 KBO리그 팀으로부터
오퍼를 받았단 일화도 귀띔했습니다.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스프링캠프에서 제게 함께 뛸 생각이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때는 일이 순조롭게 풀리지 않았지만, 누군가 (제게) 연락을 한다면 분명 관심을 가질 거예요"
한국을 떠난 지 열 달이 지났지만,
LG 시절 동료들과도
꾸준히 연락을 나누고 있다고 말합니다.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저는 여전히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어요. 동료들에게 문자도 보내고 전화도 해요. 오지환과는 한 달에 두어 번 정도 통화하고요. 유강남과도 연락을 주고받습니다. 제 좋은 친구인 오스틴과도 마찬가지입니다”
종종 LG의 순위도 확인합니다.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LG가 지금 1위라는 걸 알고 있고, 시즌이 끝날 때까지 1위를 할 거라고 믿습니다. / 올해 박해민이 주장이 됐는데, 주장으로서 첫 시즌은 어떨지도 정말 기대돼요”
아직 이른 얘기긴 하지만,
일부 LG 팬들은 팀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켈리를 시구자로 초청하자는 얘기도 합니다.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한국시리즈처럼 정말 대단하고 큰 행사라면 정말 멋질 거예요. 앞으로 제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팬들이) 제가 시구를 하길 바란다면 감사한 일입니다”
하지만 켈리는 시구자로서가 아니라
투수로서 더 마운드에 서고 싶습니다.
3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
전성기에 비해 구위가 떨어졌다는 평가도 있지만,
켈리는 '꿈'을 이야기했습니다.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야구는 제가 영원히 해 온 일입니다. 아버지께서 야구를 하셨기 때문에 어린 나이에 야구를 접하게 됐어요. 제가 아는 건 거의 야구밖에 없어요”
어느 유니폼을 입고 있든
그에게 야구는
사랑이고, 천직입니다.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야구에 대한 사랑이 나의 전부이고, 다른 건 할 생각이 없어요. 야구를 할 수 있는 체력과 정신력이 유지되는 한 야구를 계속할 거예요”
켈리는 메이저리그 포수 출신
아버지로부터 운동 능력을 물려받았습니다.
고교시절 야구는 물론
미식축구 쿼터백으로도 명성을 떨쳤습니다.
미식축구 장학생으로 오라는
대학들의 제안도 있었지만
켈리는 야구를 택했습니다.
2008년 보스턴 레드삭스는
그를 1라운드에 지명하며
300만 달러의 계약금을 안겼습니다.
케이시 켈리 / 리노 에이시스
"(메이저리그 지명은) 제 첫사랑이자 꿈같은 일이었어요. / 물론 미식축구를 했어도 멋진 일들이 일어났겠지만, 저는 제 선택을 후회하지 않습니다"
특급 유망주였지만,
메이저리그로 가는 길은 순탄치 않았습니다.
2012년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고
드디어 빅리그에 데뷔했지만,
이듬해 팔꿈치 수술을 받으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아시아 무대로 눈을 돌려
야구인생의 활로를 찾아보려던
그의 선택은 적중했습니다.
KBO리그에서 LG 역사상
최강의 외국인투수로 자리매김했고,
팀은 29년 묵은 우승의 한을 씻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굴곡진 야구인생은
지난해 방출과 함께
다시 굽이굽이 펼쳐져
네바다주 리노까지 닿았습니다.
이제 야구 인생에 마지막 도전입니다.
켈리는 어쩌면 지금,
이렇게 좁고 긴 터널 안을 지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켈리가 이 터널을 뚫고,
화려한 스포트라이트가 비추는 저 마운드 위로
다시 뛰어 오를 수 있을까요.
네바다주 리노에서 JTBC 전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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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전영희
인턴 임민규
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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