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승헌 공연기획자] 5월 초 다채로운 봄꽃보다 더 화려하고 눈부신 빛깔의 춤이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펼쳐졌다. 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5월 2~4일)이다. 안은미 안무가는 무대에 신비한 동방의 정원을 펼쳐놓으며 관객에게 꿈같은 시간을 선사했다.
언제부터인가 문화예술계에 ‘안은미가 장르고 브랜드다’라는 말이 확산하고 있다. 누구도 재현하지 못한 미적 최대치를 구현하면서 지구촌의 문화적, 역사적 경계선을 거뜬히 넘나들고 있다. 안은미표 오리엔탈리즘으로 ‘춤의 세계지도’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먼저 동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사용되는 신묘한 무늬와 그림으로 채색된 수백 개의 쟁반 오브제는 무대미술 그 이상의 아우라로 다가왔다. 이윽고 두 명의 무용수가 기괴한 동물처럼 상하수로 등장해 공간을 채워나간다. 이들을 감싼 의상은 치마로 조끼로 꽃모자로 바뀌며 변화무쌍한 기예적인 움직임을 펼친다.
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의 한 장면.(사진=안은미컴퍼니, 옥상훈) |
언제부터인가 문화예술계에 ‘안은미가 장르고 브랜드다’라는 말이 확산하고 있다. 누구도 재현하지 못한 미적 최대치를 구현하면서 지구촌의 문화적, 역사적 경계선을 거뜬히 넘나들고 있다. 안은미표 오리엔탈리즘으로 ‘춤의 세계지도’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먼저 동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사용되는 신묘한 무늬와 그림으로 채색된 수백 개의 쟁반 오브제는 무대미술 그 이상의 아우라로 다가왔다. 이윽고 두 명의 무용수가 기괴한 동물처럼 상하수로 등장해 공간을 채워나간다. 이들을 감싼 의상은 치마로 조끼로 꽃모자로 바뀌며 변화무쌍한 기예적인 움직임을 펼친다.
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의 한 장면.(사진=안은미컴퍼니, 옥상훈) |
무대공간에 특별한 오브제나 미장센은 없다. 하지만 벽면에 촘촘히 달린 수백 개의 쟁반 위로 영상과 조명이 쏟아지자 무용수들의 밝고 명징한 춤의 동선이 한껏 선연하다. 오롯이 모두의 시선이 무대 풍경으로 향하게 하는 마력의 힘이 작동되기에 이른다. 제각각 무대 중앙으로 뛰쳐나오는 순간, 곧바로 반대 방향에서 변주된 퍼포먼스로 열기를 고조시켜 나간다. 다소 빠르고 과하다 싶을 정도의 동선 구성과 안무를 소화해 내는 무용수들의 기세가 너무도 당당하다. 무용수 8명의 열정적이고 자신만만한 춤사위는 넘치는 에너지로 90여 분간 시선을 사로잡는다. 군무의 일사불란한 속도감과는 사뭇 다른 무게감으로 안은미는 비장함과 권위감까지 장착하고 있었다. 특유의 자신감 그득한 표정으로 동양적 감성의 풍요로움과 넉넉한 미소를 객석에 선물하고 있었다.
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의 한 장면.(사진=안은미컴퍼니, 옥상훈) |
‘동방미래특급’은 안은미 안무가가 지난 2018년부터 꾸준히 진행해 온 ‘아시아 프로젝트’의 완결편으로 느껴진다. 동양적인 정체성의 근간인 불교적 색채의 음향이 울려 퍼진다. 안은미의 오랜 음악 동반자인 장영규의 미니멀하고 반복적인 불경 음악은 타악과 장단으로 흥을 돋우고 신명을 부른다. 중국 무술영화에서 오마주한 춤사위는 일견 무림고수들의 무술과 권법을 연상케 한다. 인도네시아 아티스트와 작업한 전작 ‘드래곤즈’도 소환했다. 비상하는 용을 그려 넣은 검정 벨벳 원피스를 입은 주인공 안은미가 등장, 신비한 표정으로 춤을 추던 중 태권도 격파로 송판 조각을 날려 보내자 객석에선 환호가 쏟아졌다.
안은미컴퍼니의 신작 ‘동방미래특급’의 한 장면.(사진=안은미컴퍼니, 옥상훈) |
이 작품은 안무가와 무용수, 제작 스태프들이 일본의 오키나와, 필리핀의 마닐라, 인도네시아 발리 등 아시아 각국 사람들의 일상과 생생한 춤을 연구하고 체험하면서 만들어졌다. 그 결과 한편의 다큐멘터리 필름처럼 느껴진다. 동아시아 전통춤의 깊이와 상상력은 동시대 몸의 기억과 감각까지도 능숙하게 조율한다. 이를 통해 안은미 안무가는 일상의 관념을 넘어 수억 인류의 관계 속 기억과 소통의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해 질문한다.
‘동방미래특급’은 초연 이후 오는 11월 독일 베를린을 시작으로 프랑스 파리, 룩셈부르크 등 유럽 12개 도시를 찾는다. 콧대 높은 유럽 관객의 호기심과 기대에 찬 눈빛이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