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기물과 유리창 등을 파손한 지난 1월19일 오후 건설업자가 깨진 창문의 유리를 제거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결정 뒤 퇴임한 전직 헌법재판관을 향한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도를 넘는 위협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건으로 기소된 피고인이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교수 임용에 반발하는 편지를 보내는가 하면, 또 다른 대학에는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몰려가 문 전 대행의 교수 임용을 반대하는 집회를 벌였다. 이들의 협박을 헌법 재판 전반을 위축시키는 물리적 폭력으로 보고 엄단해야 한다는 주문이 뒤따른다.
서울시립대 관계자는 26일 “‘문 전 대행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 임용을 반대한다’는 내용으로 윤아무개씨가 쓴 자필 편지가 21일 교무과에 전달됐다”고 밝혔다. 사랑제일교회 특임전도사인 윤씨는 지난 1월 서부지법에 난입한 혐의로 기소돼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 문 전 대행이 이 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초빙교수로 임용될 수 있다는 보도를 보고 옥중 편지를 보낸 것으로 추정된다. 편지에는 ‘문 전 대행이 임용되면 구치소를 나가 학교 인근에서 1인 시위를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다고 한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의 위협은 부산대로도 향했다. 문 전 대행이 부산대 석좌교수로 활동할 수 있다는 온라인 게시글을 보고 지난 19일 ‘2030 윤 어게인’ 등의 손팻말을 든 지지자들이 몰려든 것이다. 이들은 “부산대는 좌편향됐다” “정치적 중립 교육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탄핵 재판 당시 문 전 대행 집 앞까지 찾아가 고성과 욕설을 내뱉었던 지지자들의 극단적 행태가 재현된 셈이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자신들의 이익에 부합하는, 사실과 다른 정보를 사실로 믿게 해 정치적 지지나 경제적 이익을 얻는 게 극우의 특성이다. 부정선거 주장과 같은 음모론이 이들의 동력”이라며 “비록 탄핵 국면이 끝나고 (문 전 대행이) 퇴임했더라도 음모론의 대상이 되는 한 문 전 대행을 향한 공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연구관 출신의 노희범 변호사는 “문 전 대행 개인에 대한 협박일 뿐 아니라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재판을 해야 하는 헌법재판관들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는 중대한 문제”라며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명확히 선을 긋고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봉비 기자 b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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