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지난해 9월 일본 나리타 공항에서 마약 탐지견이 스페인 국적 남성의 여행가방에 들어 있는 16㎏의 대마를 발견했다. 3만 2000회분에 달하는 양이었다. 태국 수완나폼 국제공항에서 출발한 항공기를 타고 입국한 이 남성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역시 마약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적발된 태국발(發) 대마 밀수만 7배 폭증했다. 태국에서 2022년부터 대마가 합법화한 영향이다.
2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 및 세관 당국이 지난해 적발한 태국발(發) 대마 밀수 건수는 18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약 7배에 달하는 규모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 역시 마약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적발된 태국발(發) 대마 밀수만 7배 폭증했다. 태국에서 2022년부터 대마가 합법화한 영향이다.
지난해 7월 태국 정부가 대마초를 마약 리스트에 복원시키려고 시도하자 대마초 합법화에 찬성하는 반대론자들이 정부 청사 밖에서 항의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AFP) |
26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 및 세관 당국이 지난해 적발한 태국발(發) 대마 밀수 건수는 18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대비 약 7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일본의 대마 밀수 적발 건수는 총 390건으로 전년보다 약 2.9배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다. 이 가운데 태국이 거의 절반인 47%를 차지했다. 지난해 대마 압수량도 약 344㎏에 달해 전년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태국으로부터 대마 밀수가 급증한 것은 태국 내 대마 합법화 및 이에 따른 생산 과잉, 일본 젊은층 사이의 수요 확대가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 합법화 이전 해인 2021년까지만 해도 태국발 밀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1%대에 불과했다.
닛케이는 태국 내 대마 합법화 이후 재배 농가가 급증했고, 생산 과잉분이 일본 등 해외로 밀반출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고 짚었다. 태국 정부가 대마를 의료 목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의사 진단서 발급을 의무화하는 등 규제 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진단이다.
일본 세관 관계자는 “대마 밀수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이를 막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며 “태국 정부가 최근 규제 강화에 나섰지만, 이미 생산된 대마가 일본의 젊은 세대를 주 타깃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본 내 대마 남용이 급증하고 있다.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2023년 마약 사건으로 검거된 1만 3815명 중 대마 관련이 6703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1951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대마 검거자가 각성제 검거자를 넘어섰고, 30세 미만이 70% 이상을 차지했다.
대마는 ‘게이트웨이 드러그’, 즉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약물로 여겨지기 때문에 일본 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이트웨이 드러그란 사용에 대한 저항감이 적어 한 번 접하고 나면 중독성이 더 강한 약물로 넘어가려는 경향을 보이는 약물을 뜻한다.
이에 일본 당국은 지난해 규제 강화에 나섰다. 마약단속법과 대마단속법을 개정해 대마 ‘사용’ 자체를 처벌 대상으로 변경했다. 또 무허가로 대마를 소지한 경우 형량을 5년 이하에서 7년 이하 징역으로 강화했다.
세관도 밀수를 차단하기 위해 인공지능(AI) 및 민간기술을 활용한 검사 체계 고도화에 나섰다. 올해 2~3월 입국자·화물 검사 장비에 적용할 신기술을 공모했고, AI 기반 X선 판독 등 민간기업의 첨단 기술 도입을 추진 중이다. 세관은 여행자 정보와 자체 리스크 분석 노하우를 결합해 밀수 적발 능력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한편 태국 외에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들과 북미 지역에서 일본으로 유입되는 대마 밀수도 증가 추세다. 이에 일본 세관은 외국 세관·수사기관과 정보를 공유하고, 국제 합동단속·공조수사 등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닛케이는 “태국발 대마 밀수가 일본 사회에 새로운 마약 리스크로 떠오르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하는 남용 확산과 이에 대응한 단속 강화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짚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