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스타일링한 프로필이 '뚝딱'…구직청년 2만명 몰린 KB굿잡[르포]

KB국민은행 '2025 1차 KB굿잡 취업박람회'의 AI셀프메이킹 패키지 코너. 디지털 키오스크가 구직자를 촬영하면 AI(인공지능)가 퍼스널 컬러, 스타일링, 메이크업 등을 진단·추천해서 면접 프로필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사진=이병권 기자

"퍼스널 컬러도 진단받고 1분 캐리커처도 받았어요. 취준생이다보니 아무래도 부담감을 안고 왔는데 다양한 이벤트들 덕분에 오히려 동기들이랑 좋은 추억 쌓아서 더 열심히 취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2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KB국민은행 '2025 1차 KB굿잡 취업박람회'에서 만난 전문대 대학생 이모씨(23)의 양손은 각종 자료집으로 두둑했다. 상담하고 받은 간식과 명함들로 큰 백팩도 가득 찼다. 화장품·뷰티업계 취업을 준비한다는 이씨는 "다른 직무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2011년 처음 시작한 KB굿잡 취업박람회는 어느덧 27회째를 맞이했다. KB우수기업·코스닥 상장사·대기업 협력사 등 구인기업 240여개사가 참여했고, 대학 재학생·졸업생부터 특성화고생과 전역장병 등 2만명에 육박하는 구직자들이 KB굿잡 박람회를 찾았다.

이번 박람회에서 취준생들의 관심이 컸던 곳은 'AI셀프메이킹 패키지' 코너였다. 디지털 키오스크가 구직자를 촬영하고 AI(인공지능)가 퍼스널 컬러, 스타일링, 메이크업 등을 진단·추천해서 면접 프로필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결과물을 두고 옹기종기 모여 긴 시간 이야기를 나누는 고등학생들은 흡사 토론장을 방불케 했다.

국민은행 SME추진부 관계자는 "취준생 대다수가 학창시절 때 코로나19를 겪어서 '대면'에 대한 부담이 제법 있다"라며 "AI셀프메이킹 패키지처럼 간단하게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준비했고, 스트레스도 최소화해 짧은 상담이라도 하고 갈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KB굿잡 러닝메이트존에서는 15개의 컨설팅 창구에서 구직자의 취업 준비도에 맞는 취업 상담을 진행한다. 취업 준비 경험이 전무하다면 '자기소개서 작성법'과 '1분 자기소개' 등 기초부터 알려준다. /사진=이병권 기자

KB굿잡은 올해 '러닝메이트존'이라는 새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취업 컨설턴트 15명이 구직자의 취업 준비도에 맞춰 상담한다. 경험이 전무하다면 '자기소개서 작성법'과 '1분 자기소개' 등 기초부터 알려준다. 이미 취업전선에 뛰어든 구직자를 위해선 면접 유형별 모의면접을 진행하는 '스킬업존'도 마련됐다.

특성화고를 다니는 박모군(17)은 로봇 프로그래밍을 하는 엔지니어가 꿈이다. 박군은 "이 박람회에 첨단산업쪽 협력사가 많이 온다고 해서 와봤다"라며 "아직 고등학생이라 자소서를 많이 써본 적이 없는데 방금 상담에서 여러 기업 정보를 홈페이지에서 많이 읽어보면 작성에 도움이 될 거라고 배웠다"고 답했다.

아울러 지난해 참여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은 '기업컬처존'은 '컬처스페이스'로 확대됐다. 업무적합성(Job Fit)보다 조직문화적합성(Culture Fit)을 보는 최신 채용 트렌드를 반영했다. '기숙사 제공' '자유로운 연차' 등 복리후생과 강점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12개 기업이 부스 벽면에 '기업 비전보드'를 설치했다.

이벤트존은 인산인해였다. '1분 캐리커처' '취업타로' 등 재미 요소와 '면접 이미지메이킹' '퍼스널컬러 진단' 등을 통해 구직자들이 한 차례 쉬어가는 공간이다. 성격 유형검사 MBTI와 비슷한 JPRS 직업 성향검사도 할 수 있다. 16가지 성격 특성에 적합한 직업을 추천받고 직업 정보도 제공받는다.

KB국민은행 '2025 1차 KB굿잡 취업박람회' 모습. /사진제공=KB국민은행

기업 부스에는 10~20대가 대부분이지만 30대 이상의 취준생들의 방문도 적잖았다. 이날 우수 중견기업으로 참여한 한 화학회사 인사담당자는 "로스쿨을 다니다가 중퇴하고 직무 전환을 하고자 방문한 30대 취준생이 있었다"고 했다. 한 삼성 협력사 인사담당자도 "이직을 염두에 두고 상담하러 온 30대가 오전에만 세 분 정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밖에 시간대별로 열리는 '취업특강관'도 만석이었다. 특정 기업의 채용설명회뿐만 아니라 국민은행이 준비한 사회초년생들을 위한 '금융 첫걸음', 챗GPT를 활용하는 '스마트하게 취준하기', 자기PR 방법을 알려주는 '면접 스킬업 전략' 등 다채로운 주제로 꾸며졌다.

국민은행은 이번 박람회 참가 기업에게 정규직원 채용 시 1인당 100만원, 연간 최대 1000만원의 채용지원금을 지급한다. 일자리 창출 우수 중소기업에는 최대 1.3%포인트(P)대출 금리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또 구직자들의 면접 활성화를 위해 선착순 300명에게 면접지원금을 전달했다.

이환주 국민은행장은 "오늘 이 자리가 구직자 여러분들이 '내일(My Job)'을 향해 나아가는 희망찬 '첫 걸음'이 되고 구인기업에게는 훌륭한 인재를 발굴하는 소중한 '첫 만남'이 되기를 응원한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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