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가 ‘수요 부족’을 이유로 폐강한 마르크스경제학 시민 강의에 1500명이 넘는 인원이 몰렸다. 학생·시민들은 “서울대학교는 수요 부족 논리의 어폐를 인정하라”고 말했다.
‘서울대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 모임은 지난 22일부터 온라인으로 ‘정치경제학입문’ 강의 수강신청을 받았다. 정치경제학입문은 마르크스경제학 분야 입문 수업으로 서울대가 지난해 폐강시킨 교과목 중 하나다. 강성윤 서울대 경제학부 강사는 이 과목을 오는 6~7월 여름학기에 학생은 물론 시민들도 들을 수 있도록 ‘0학점·무료강의’ 형태로 개설했다. 마르크스경제학 교과목을 개설하라는 학생들의 지속한 요구에도 학교가 응하지 않자 정규 교육과정과 별개로 강의를 열었다.
반응은 뜨거웠다. 수강신청을 받은 지 채 이틀이 지나기도 전에 1000명 이상의 학생·시민이 몰렸다. 26일 오전 기준 1509명의 수강인원이 모였다. 이 중 서울대 재학생은 160명이 넘는다. 서울대 교양과목 개설 기준인 ‘수강생 20명’을 채우고도 남는 규모다. 서울대는 교양 과목 수강생이 20명 미만일 때, 학부 전공은 교수자가 전임 및 초빙일 경우 5명, 비전임일 경우 8명 미만일 때 강의를 개설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서울대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서마학) 모임은 지난 22일부터 온라인으로 ‘정치경제학입문’ 강의 수강신청을 받았다. 정치경제학입문은 마르크스경제학 분야 입문 수업으로 서울대가 지난해 폐강시킨 교과목 중 하나다. 강성윤 서울대 경제학부 강사는 이 과목을 오는 6~7월 여름학기에 학생은 물론 시민들도 들을 수 있도록 ‘0학점·무료강의’ 형태로 개설했다. 마르크스경제학 교과목을 개설하라는 학생들의 지속한 요구에도 학교가 응하지 않자 정규 교육과정과 별개로 강의를 열었다.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정문. 경향신문 자료사진 |
반응은 뜨거웠다. 수강신청을 받은 지 채 이틀이 지나기도 전에 1000명 이상의 학생·시민이 몰렸다. 26일 오전 기준 1509명의 수강인원이 모였다. 이 중 서울대 재학생은 160명이 넘는다. 서울대 교양과목 개설 기준인 ‘수강생 20명’을 채우고도 남는 규모다. 서울대는 교양 과목 수강생이 20명 미만일 때, 학부 전공은 교수자가 전임 및 초빙일 경우 5명, 비전임일 경우 8명 미만일 때 강의를 개설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강성윤 강사는 이날 기자와 통화하면서 “‘수요에 맞춰 공급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류 경제학 논리를 주장해오던 사람들이 이번 마르크스경제학 과목 개설에 관해선 자신들의 수요·공급 논리에 충실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점점 더 팍팍해지는 삶과 세상에 대한 희망을 찾으려는 분들이 강의를 찾아 신청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2일 ‘서울대 마르크스경제학 개설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시민 무료 강의 신청자를 모집하고 있다. 서마학 제공 |
마르크스경제학은 주류경제학과 대척점에서 자본주의의 한계와 모순을 지적하고 ‘자본주의 다음의 사회’에 대해 논의하는 학문이다. 서울대 경제학부의 세부 전공 분야 중 하나였다. 한국의 대표적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인 김수행 교수가 정년퇴임한 2008년 이후 서울대가 후임 교수를 채용하지 않으면서 비정규직 강사들이 수업을 맡아왔다. 지난해 경제학부 교과위원회는 “교과과정 운영과 강의 수요·공급 상황을 고려했다”며 이 분야 교과목들을 개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학생들이 연서명을 받는 등 강의 개설을 요구했지만 학교는 묵묵부답이었다. 지난 8일 서울대가 공고한 강사 채용안에는 마르크스경제학 분야가 완전히 사라졌다.
학생·시민들은 학교가 이 과목의 필요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강의를 신청한 성균관대 러시아어문학과 재학생 김지유씨(21)는 “오늘날 사회는 여전히 불평등하기 때문에 마르크스주의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기 이르다”며 “조용한 폭력의 꼭대기에 선 자들의 우아한 방언이 주류경제학이라면 마르크스경제학은 폭력의 밑바닥에 누운 자들의 가감없는 방언이고 우리는 그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의신청자 이진경씨는 “학문의 진보를 위한 전제 조건은 다양성의 확보”라며 “국내 최고의 국립대학이라 자부하는 서울대에서조차 비주류 학문을 멸하는 것에 앞선다면 우리나라 학문은 발달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강성윤 강사는 이번 강의가 마르크스경제학이 잊히지 않도록 명맥을 이어갈 기회가 될 것이라고 봤다. 강 강사는 “현재 강의실을 구하고 온라인으로도 들을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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