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1.4 °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트럼프발 '송금세', 달러 암시장 키우나…'운반꾼' 성행할 듯

머니투데이 김희정기자
원문보기
외국인 해외송금 때 3.5% 세금 부과 추진…불법 이민자 모국 송금 타깃
중앙아메리카 국가들, GDP 5분의 1 달러 송금 의존…달러운반꾼 늘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3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취재진에게 500만 달러(약 73억 원) 상당의 '골드 카드'를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얼굴이 새겨진 골드 카드를 들고 "이것이 골드 카드, 트럼프 카드"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2월 투자이민인 EB-5 비자 프로그램을 개편해 부유한 외국인에게 영주권 특혜를 제공하는 '골드 카드' 판매 계획을 발표했었다.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3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취재진에게 500만 달러(약 73억 원) 상당의 '골드 카드'를 보여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본인의 얼굴이 새겨진 골드 카드를 들고 "이것이 골드 카드, 트럼프 카드"라고 소개했다. 그는 지난 2월 투자이민인 EB-5 비자 프로그램을 개편해 부유한 외국인에게 영주권 특혜를 제공하는 '골드 카드' 판매 계획을 발표했었다. /AFPBBNews=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해외로 보내는 미국 돈에 '송금세' 수십억 달러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비공식 경로로 현금을 보내는 '운반꾼' 등 달러 암시장이 성행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하원에서 통과된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법안에는 미국 시민이나 국민이 아닌 사람이 해외로 송금할 때 3.5%의 세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불법 이주를 중단하고 이미 미국에 체류 중인 1100만명의 불법이주민을 추방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미국은 2023년 해외로 송금된 금액이 6560억달러(약 893조원)가 넘을 정도로 전 세계에서 가장 해외 송금을 많이 하는 나라다.

송금세를 회피할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민자들은 미국 시민권자인 친구나 가족에게 돈을 보내달라고 부탁하거나,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대안이 있다. 송금을 부탁할 현지 미국인 없는 불법 이민자라면 달러 실물을 옮겨주는 '운반꾼'을 비롯해 비공식 현금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암시장을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4월 9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 있는 유엔 건물 앞에서, 미국 정부가 엘살바도르의 교도소로 강제 이송한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의 가족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3월 16일, 베네수엘라 이민자 260여 명을 '트렌 데 아라과'(TdA) 카르텔 소속이라며 재판 없이 엘살바도르의 악명 높은 세코트 교도소로 추방했다. /AFPBBNews=뉴스1

4월 9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 있는 유엔 건물 앞에서, 미국 정부가 엘살바도르의 교도소로 강제 이송한 베네수엘라 이민자들의 가족들이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 정부는 3월 16일, 베네수엘라 이민자 260여 명을 '트렌 데 아라과'(TdA) 카르텔 소속이라며 재판 없이 엘살바도르의 악명 높은 세코트 교도소로 추방했다. /AFPBBNews=뉴스1


워싱턴에 있는 이민 정책 연구소(Migration Policy Institute) 소장 앤드류 셀리는 "이것은 사실상 극빈층에 대한 세금"이라며 "해외로 송금하는 미국시민들에게도 불편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해당 법인이 상원에서 통과되면 규정에 따라 세금환급을 신청하기 위해 미국 시민조차 국적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송금되는 송금액의 최대 수혜국 중 하나는 멕시코다. 지난해 멕시코에서 송금된 650억달러는 국내총생산(GDP)의 약 4%에 달해 모든 외국인 직접투자금보다 컸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미국의 송금세가 차별적이라며 여러 차례 반발해왔다. 이달초에는 미국 측 관계자들과 논의하기 위해 의원 대표단을 파견하기도 했다.

반면 송금세가 멕시코의 경상수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추정된다. 라틴아메리카 통화 연구센터의 경제 통계 책임자 헤수스 세르반테스 곤살레스는 "멕시코 이주민들은 다른 국가 출신자들보다 추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이 더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9월 26일 한 바이커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의 벽화가 그려져 있는 카라카스 거리를 달리고 있다. 대선 결과를 둘러싼 정정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식 달러 환율과 암시장 시세간 차가 점차 커지며 이전의 고(高)인플레이션 사태가 재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지난해 9월 26일 한 바이커가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과 니콜라스 마두로 현 대통령의 벽화가 그려져 있는 카라카스 거리를 달리고 있다. 대선 결과를 둘러싼 정정 불안이 지속되는 가운데 공식 달러 환율과 암시장 시세간 차가 점차 커지며 이전의 고(高)인플레이션 사태가 재연될 우려가 커지고 있다. /AFPBBNews=뉴스1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등 GDP의 최소 5분의 1을 이전에 의존하고 있는 중앙아메리카 국가들에겐 발등의 불이다. 캐피탈이코노믹스의 신흥시장 수석 경제학자인 윌리엄 잭슨은 "정말 놀라운 숫자"라며 "국내 소득과 소비 지출이 감소하고, 경상수지 흑자가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미 합동조세위원회(Joint Committee on Taxation)의 추산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하려던 송금세율은 당초 5%였다. 5% 세율 가정시 2034년까지 약 220억 달러의 세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법안의 진짜 목적은 미국에서 불법 이민자가 되는 것을 보다 어렵게 만드는데 있다.

중앙아메리카 재정연구소의 리카르도 바리엔토스 대표이사는 "영향이 있을 수 있겠지만 거시적 수준에서 나타날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이민자가 미국에 머무르는 한, 그들은 돈을 보낼 방법을 찾을 것이다. 돈이 그들의 생명선"이라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장영란 홍현희 이지혜
    장영란 홍현희 이지혜
  2. 2손흥민 토트넘 잔류
    손흥민 토트넘 잔류
  3. 3김소니아 더블더블
    김소니아 더블더블
  4. 4심형탁 하루 매니저
    심형탁 하루 매니저
  5. 5김설 영재원 수료
    김설 영재원 수료

머니투데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