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26일 서울 축구회관에서 월드컵 축구 3차 예선 6월 A매치 명단을 발표하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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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발부상 손흥민, 경기 뛸 수 있다고…유로파리그 우승은 모두 자랑스러워할 일.”
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은 운명의 이라크 원정을 앞두고 최근 발 부상으로 신음한 ‘캡틴’ 손흥민(토트넘)을 소집 명단에 포함한 뒤 말했다.
홍 감독은 26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내달 6일 이라크(원정·바스라), 10일 쿠웨이트(홈·서울)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9,10차전에 나설 태극전사 26인을 발표했다.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 주력 유럽파가 승선한 가운데 아킬레스건 부상을 안고 시즌 막판까지 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는 제외됐다. 그 대신 전북의 비상을 이끄는 박진섭이 수비 자원에 합류했다. 홍 감독 체제에서는 처음으로 부름을 받았다. 국내 공격수로는 기존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 이동경(김천 상무) 대신 K리그1 득점 선두 전진우(전북 현대)가 발탁됐다.
손흥민이 2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요르단과 경기에서 후반전 골기회가 무산되자 아쉬워하고 있다.2025. 3. 25.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손흥민의 활용이 관심사다. 그는 한동안 발 부상으로 실전 경기를 치르지 못하다가 지난 22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맞춰 복귀를 추진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경기를 뛴 뒤 유로파리그 결승에 출전해 꿈에 그리던 커리어 첫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러나 브라이턴과 시즌 최종전엔 발 상태가 좋지 않아 결장했다.
홍 감독은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 손흥민과 소통했다. 경기 뛰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소집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손흥민이 유럽 큰 대회에서 주장으로 우승했는데 우리 모두 자랑스러워할 일이다. 선수가 긴 시간 시즌을 치르면서 가장 보상받는 건 팀이 챔피언에 오르는 것이지 않느냐. 그것을 이룬 손흥민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대표팀에도 (그런 기운이) 잘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손흥민을 주포지션인 왼쪽 윙포워드 뿐 아니라 경기 상황을 고려해 원톱으로도 기용할 뜻을 보였다.
한국은 승점 16(4승4무)으로 조 1위에 매겨져 있다. 요르단(승점 13) 이라크(승점 12)가 2,3위에 각각 올라와 있다. 이라크와 9차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쿠웨이트와 최종전 결과와 관계없이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손에 넣을 수 있다. 방심은 금물이다. 조별리그 2~5차전에서 4연승 가도를 달린 한국은 최근 6~8차전을 내리 1-1로 비겼다. 전력의 큰 뼈대를 차지하는 유럽파 자원의 컨디션 조절 실패와 더불어 밀도 있는 플랜B가 부족했다. 이번에도 시즌이 끝난 유럽파의 상태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홍 감독은 김민재 외에도 엄지성(스완지시티) 배준호(스토크시티) 등 젊은피를 제외했다. 그 대신 전진우와 문선민(FC서울), 김진규(전북 현대) 등을 새롭게 불렀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과 일문일답
- 명단 발표에 대해.
이라크 원정은 2연전 중 가장 중요하다. 더운 날씨 속 체력 부담,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서 선발했다. 코치진은 포지션별 경기력과 좋은 폼을 우선으로 했다. 이 시기 유럽파는 리그가 끝나고 휴식에 들어간 선수가 많다. 선발에 어려움이 따랐다. 예를 들어 배준호, 엄지성, 양민혁은 지난 5월3일 경기를 끝으로 한달간 경기를 안 했다. 이들은 한국 축구 미래 자원으로 꾸준하게 선발했는데 이번엔 불가피하게 안 했다. 반면 이번에 처음 뽑힌 전진우, 그리고 김진규는 리그에서 좋은 폼을 보이고 있다. 지금 무엇이 필요한가 볼 때 준비된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고 봤다. 또 김민재가 이번에 발탁이 안 됐는데, 지난해부터 꾸준히 소통하고 관찰해온 바 있다. 이번 경기 역시 (3월에 이어) 할 수 없는 상황으로 판단했다.
- 손흥민이 유로파리그 우승 이후 리그 최종전은 빠졌다. 발 부상을 비롯해 외부 이슈도 많은데.
경기 외적인 부분은 관여할 게 아니다. 유로파리그 우승 직후 손흥민과 소통했다. 경기 뛰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소집하게 됐다. 손흥민이 그동안 개인 성적은 최고였으나 긴 시간 팀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유럽 큰 대회에서 주장으로 우승했는데 우리 모두 자랑스러워할 일이다. 선수가 긴 시간 시즌을 치르면서 가장 보상받는 건 팀이 챔피언에 오르는 것이지 않느냐. 그것을 이룬 손흥민에게 축하의 말을 전한다. 대표팀에도 (그런 기운이) 잘 이어졌으면 한다. 발 부상은 코치진과 소통했는데 큰 문제가 없다더라. 경기 상황이나 컨디션을 고려해서 움직일 것이다.
- 소속팀에서 많이 못 뛰는 이강인, 황희찬에 대해서는.
선수에게 출전시간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나 대표팀은 그 이상을 바라봐야 한다. 이 시점에서 (그들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 물론 수학적으로 몇시간 이상 뛰면 선발해야 한다고 본다면 쉽게 판단할 수 있는데 지금은 그들이 어려운 원정 경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
- 전진우를 발탁했는데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전진우는 K리그1에서 득점도 가장 많이 하고 있고, 그 외 플레이도 자신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시즌 초반 전진우는 사이드에서 벌려서 일대일을 했는데 요즘은 포켓(상대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 공간)에 들어가서 하는 것도 잘한다. 지난 경기 두 골을 넣었을 때도 그랬다. 그 포지션에서 플레이하는 건 우리와 스타일이 흡사하다. 큰 문제 없이 하리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더 중요한 건 그가 자신감을 갖고 있기에 팀에 활력을 넣어줄 것이다.
- 지금까지 스트라이커 3명을 뒀다가 이번엔 주민규를 제외했는데.
주민규가 좋지 않아서 뺀 건 아니다. 지속해서 득점하고 있다. 이번엔 원정 경기이고 상대 약점을 파악했을 때 스피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기존 오세훈, 오현규를 비롯해 손흥민이나 황희찬도 (원톱)에 설 수 있기에 균형적으로 판단했다.
- 승점 1 이상만 따내면 본선행 확정이다. 소집 이후 선수에게 동기부여를 잘 매겨야 할 것 같은데?
유럽파가 빠지고 K리거가 들어간 게 힘을 빼는 건 아니다. 빠진 선수가 현재 K리그 선수보다 낫지 않다는 것이다. 한 달간 경기하지 않은 선수가 중요한 경기에 나가는 건 쉽지 않다. 지난해 6월에도 (대표팀은) 비슷한 경험이 있다. 꼼꼼히 살펴야 한다. 더 중요한 건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한국 축구는 요즘 굉장히 좋은 능력과 재능을 지닌 선수가 많다. 유럽에서 스카우트한다. 그런데 우리는 팀 스포츠를 하는 사람이다. 난 항상 그것을 우선순위로 둔다. 재능으로 모든 것을 덮으면 안 된다. 특히 팀 스포츠 속성을 덮으면 안 된다. 한국 축구는 더 높은 곳으로 가야하는데 응집력이 약해지면 올라갈 수 없다. 지금 우리 선수에게 예전같은 애국심을 요구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가대표로 사명감이 필요할 때도 있다. 대표로 마음가짐, 이런 게 굉장히 중요하다. 선수들과 함께 하다보니 대표팀에 간절한 선수도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선수도 있다. 현재 재능을 팀 스포츠로 엮어내야 강한 팀이 될 수 있다. 현재 세계 최고 클럽에 뛰는 선수들이 있지만 팀으로 얼마나 강해지느냐가 중요하다.
- 3선에 고민이 많았는데.
계속 황인범, 박용우 조합으로 경기를 치러왔다. 그런데 이들은 옐로카드가 있다. 다음 경기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원두재와 박진섭의 스타일은 다르다. 상황을 봐서 어떤 카드를 쓸지 판단할 것이다. 또 황인범의 (대체자) 역할도 찾는데, K리그에서 경쟁력 있는 게 김진규다. 예전부터 지켜본 선수다. 어느 시점엔 정체된 느낌이 들었는데 요즘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그 포지션엔 많은 경쟁이 필요할 것이다.
- 본선에서 어느정도 경쟁력을 발휘할지 궁금해하는데.
100% 완성됐다고 말씀드릴 수 없다. 조금씩 좋아지고 있다가 지난 3월 경기에서 결과를 내지 못했다. 아쉬운 건 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시간을 함께 보내며 긍정적인 게 있다. 우리가 월드컵에 나갔을 때 어떤 축구를 할 것인지, 어느정도 갈 수 있는지 지금 가늠하기는 어렵다. 물론 내 머릿속엔 지난 경험을 토대로 (본선까지 구체적인) 일정이나 (본선 대비) 방법은 있으나 아직 부족하다. 코치는 나름대로 팀의 발전을 매일 연구해야 한다. 또 어느 선수가 월드컵에 나갈지 모르지만 대표팀 후보군에 있는 선수는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발휘해야 한다. 대표팀에 뽑히고 싶은 열정도 품어야 한다.
- 이라크 원정 변수 대처는 어떻게?
이라크는 홈에서 강한 팀이다. 우리도 (지금까지 중동) 원정에서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패배하진 않았다. 이번 원정을 두고 협회에서 도움을 주셔서 편안하게 전세기를 이용하게 돼 감사하다. 날씨가 더울 것으로 보인다. 선수의 체력 (관리), 교체 타이밍을 굉장히 잘 해야 할 것이다. 전체적으로 (선수와) 얘기할 시간이 많지 않으나 최대한 잘 하겠다. 요즘 이라크는 감독도 바뀌오서 어느 선수가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그점도 잘 대비해야 한다.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이라크·쿠웨이트전 명단
GK = 조현우(울산HD) 김동헌(김천 상무) 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
DF = 조유민(알 샤르자) 권경원(코르파칸) 이한범(미트윌란) 김주성 최준(이상 FC서울) 박승욱 조현택 (이상 김천 상무) 설영우(즈베즈다) 이태석(포항 스틸러스)
MF = 박용우(알 아인) 황인범(페예노르트) 이재성(마인츠) 박진섭 김진규 전진우(이상 전북 현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턴)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양현준(셀틱) 문선민(FC서울) 원두재(코르파칸)
FW = 오세훈(마치다) 오현규(헹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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