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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 뜬금없이 '두근두근' 심방세동…3차원 심장 지도화 기술로 정밀하게 치료

중앙일보 신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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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방세동 펄스장 절제술



부작용 줄인 펄스장 절제술 주목

3D 기술로 심장 구조 실시간 구현

시술 안전성 개선해 빠른 회복 도와

직장인 김경식(가명·52)씨는 몇 년 전부터 간헐적인 심장 두근거림을 겪었다. 바쁜 업무로 인한 단순 피로 탓으로 여겼지만, 회의 중에도 증상은 반복돼 나타났다. 그러던 어느 날 김씨는 갑작스러운 어지럼증을 느끼고 쓰러졌다. 병원 응급실에서 받은 그의 진단은 심방세동으로 인한 뇌졸중이었다.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의 가장 흔한 유형이다. 심장이 제대로 수축하지 못할 경우, 혈전(피떡)이 유발돼 뇌졸중이나 심부전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뒤따른다. 실제로 심방세동은 뇌졸중 위험을 최대 5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방세동일 때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가슴 두근거림이다. 숨이 가쁘고, 피로감과 어지럼증도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전체 심방세동 환자의 약 30%는 별다른 자각 증상이 없다. 이 경우 조기 발견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심전도(ECG)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50대 이상 고령층이나 심장 질환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방세동 치료는 환자 상태를 종합해 접근한다. 환자의 나이, 증상, 동반 질환 등 전신 상태를 반영한 맞춤형 전략을 세우는 게 핵심이다. 치료법은 크게 약물치료와 시술적 치료로 나뉜다. 초기에는 항부정맥제나 항응고제 같은 약물을 이용해 심박수를 조절하고 혈전 생성을 억제한다. 환자가 약물에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 후에도 재발을 반복할 경우 시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대표적인 게 ‘전극도자 절제술’이다. 이는 심장 전기생리검사를 통해 부정맥의 원인 부위를 찾아 병변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고주파를 이용한 ‘고주파 절제술’과 냉각 에너지를 활용한 ‘냉각풍선절제술’이 주로 이뤄진다.



‘3차원 펄스장 절제술 플랫폼’ 국내 도입



다만 이러한 치료법은 시술 과정에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심근 주변 조직까지 열이나 냉각 에너지가 과하게 전달되면 혈관, 신경, 식도 등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최근에는 부작용을 낮춘 새로운 대안으로 펄스장 절제술(PFA)이 주목받고 있다. 펄스장 절제술은 대퇴부 혈관을 통해 가느다란 도관(카테터)을 심장에 위치시킨 후 짧은 전기 펄스를 전달하면서 병변 부위만 정밀하게 제거한다. 기존 치료법보다 시술 시간이 짧고 주변 정상 조직 손상이 적어 회복도 빠르다. 펄스장 절제술은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신의료기술로 승인을 받았다. 올해에는 시술을 돕는 ‘3차원 펄스장 절제술 플랫폼’이 국내 최초로 도입되기도 했다.


3차원 펄스장 절제술 플랫폼은 시술의 정확도와 안정성을 모두 높이는 치료 솔루션이다. 3차원 심장 지도화(3D Mapping) 기술과 고주파 절제술, 펄스장 절제술을 통합한 기술이다. 심장 구조는 사람마다 다르다. 모양과 크기, 상태도 제각각이다. 심방세동 치료에선 정확한 병변 부위를 제거하는 게 중요한데, 3차원 심장 지도화 시스템을 접목한 솔루션을 사용하면 환자의 심장 구조를 정밀하게 구현할 수 있다. 시술 도중 카테터가 병변 부위에 제대로 접촉하고 있는지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환자 입장에선 방사선 노출과 회복 기간이 줄어드는 이점이 있다.

유럽에서 진행된 임상시험 결과도 긍정적이다. 해당 플랫폼을 활용해 치료받은 환자 중 폐정맥 협착이나 식도 열 손상 등 주요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 기존 절제술과 비교해 효능과 안전성이 크게 개선된 셈이다. 전문가들은 펄스장 절제술과 3D 심장 지도화 같은 진보된 기술이 심방세동 치료의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신영경 기자 shin.you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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