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미네소타가 우선 입찰권을 따냈고, 4년 계약을 하며 KBO리그의 홈런왕을 품에 안았다. 2016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초반에는 비교적 순탄한 시기를 보냈다. 타율이 다소 떨어지기는 했지만 일발장타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입이 벌어질 만한 수준이었다. 박병호는 2016년 62경기에서 타율은 0.191에 그쳤으나 12개의 홈런을 치며 힘을 보여줬다. 적응을 잘한다면 남은 3년의 계약 기간이 기대되는 힘이었다.
그런데 미네소타 내부에 격동의 시간이 있었다. 박병호 영입을 주도했던 프런트 오피스가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밀려났고, 새롭게 프런트를 장악한 인사들은 타율이 너무 떨어지는 박병호를 탐탁치 않게 여겼다. 결국 마이너리그로 밀어냈고, 박병호는 부상까지 겹치면서 힘겨운 시기를 보냈다.
2017년 시즌을 앞두고 박병호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하며 그를 쓸 생각이 없다는 생각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미네소타 프런트였다. 여기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박병호는 기약 없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했다. 꿋꿋하게 참고 트리플A 일정을 소화했지만, 희망이 없는 것만큼 고통스러운 것은 없었다. 설사 성적이 좋았다 하더라도 다시 박병호를 쓴다는 보장이 없었다.
이 시나리오가 다시 유력하게 거론되는 선수가 바로 고우석(27·마이애미)이다. 고우석은 2024년 시즌을 앞두고 포스팅 자격을 얻어 샌디에이고와 2년 보장 450만 달러에 계약했다.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이 팀 불펜에서 1이닝을 막을 수 있는 선수로 활약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당시 샌디에이고는 조시 헤이더의 이적으로 마무리 보직이 빈 상황이었고, 값은 비싸지 않지만 마무리 경험이 있는 선수들로 로스터를 채워 넣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샌디에이고는 고우석의 구위에 실망한 까닭인지 그를 5월 마이애미로 트레이드했다. 타격왕 루이스 아라에스를 트레이드로 영입할 당시 4명의 선수를 보냈는데 그중 하나가 고우석이었다. 남은 세 명은 유망주였지만, 고우석을 끼어 넣은 것은 연봉 부담을 치워버리려는 목적이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고우석은 현재 싱글A에서 재활 등판을 하고 있고, 최고 구속은 95마일(153㎞) 수준까지 회복됐다. 이제 현재 소속인 더블A팀 펜사콜라로 이동해 본격적으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승격 전망이 밝다고는 할 수 없다. 일단 트리플A까지는 가야 하는데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고 전략적으로 밀어주는 선수라는 느낌도 아니다. 그냥 올해로 끝나는 계약이 만료되기만 기다리는 느낌이다.
이런 상황에 지칠 수밖에 없는 고우석이 박병호의 사례처럼 계약을 중도에 해지하고 KBO리그로 돌아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마이애미는 어차피 쓸 가능성이 적은 고우석의 잔여 연봉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손해가 아니다. 오히려 마이애미가 이런 시나리오를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불의의 손가락 골절 때문에 흐름이 끊겼지만, 오프시즌 중 몸은 잘 만든 편이었다. 지난해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도 최고 155㎞의 강속구를 때렸다. 메이저리그에 가지 못해도 끝까지 도전한다는 각오다. 다만 올해도 메이저리그에 가지 못하고 계약이 끝날 경우, 어차피 내년에는 LG로 돌아가야 한다. 이때 LG가 고우석을 어떻게 대우할지도 관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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