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창기는 2020년 1군 주전으로 자리를 잡은 뒤 지난해까지 출루율 4할을 못한 시즌이 단 한 번(2022년 0.390)뿐이었다. 2021년 출루율은 0.456, 2023년은 0.444, 그리고 지난해에도 0.447이었다. 리그에서 ‘4할 출루율’을 보장할 수 있는 사실상의 유일한 타자라고 할 만했다. 게다가 대다수의 기간은 건강했다. LG는 굳이 리드오프를 바꿀 이유가 전혀 없었다.
올 시즌도 부진하다, 부진하다 해도 기본은 했다. 홍창기는 올해 유독 치기 어려운 공이 ABS존에서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는 바람에 타율 자체는 많이 떨어진 편이었다. 시즌 38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0.269로 좋지 않았다. 그나마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68을 기록하며 올린 게 이 정도였다. 하지만 그 와중에서도 출루율은 0.395로 4할에 육박했다. 여전히 뛰어난 순출루율을 기록했다.
그리고 LG는 그런 홍창기를 장기로 쓰지 못하는, 참으로 오래간만에 겪는 비상 사태를 맞이했다. 한창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었던 홍창기는 5월 13일 잠실 키움전에서 수비를 하다 동료와 충돌, 무릎을 다쳤다. 최악의 결과를 예감했다가, 그래도 큰 부상이 아니라고 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가, 다시 잔여 정규시즌에는 뛰기 어렵다는 판정이 나왔다. 소식이 하나씩 들릴 때마다 LG가 들썩였고, 결국 최악의 결과에 망연자실이다.
아무리 잘 치는 선수도 1번 타순에 오면 실력이 안 나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기본적으로 1번 타자는 출루가 우선이다. 이 때문에 방망이가 너무 적극적으로 나오는 유형도 안 어울릴 수 있다. 자신의 스타일을 1번에 맞추려다가 타격 흐름만 깨지는 경우가 빈번하다. 경기 준비 패턴도 많이 다르다. 경기 시작부터 첫 타자로 들어가야 한다. 준비 패턴이 더 바쁘고, 시야도 다를 수밖에 없다.
LG는 일단 홍창기 이탈 이후 문성주와 박해민을 1번 타순에서 실험하고 있다. 박해민은 발이 빠른 선수다. 예전에 리드오프로 각광받았던 스타일로, LG 팀 내에서는 그나마 1번 경험이 있는 선수로 뽑힌다. 문성주는 타격에서 강점이 있는 선수다. 3할 언저리의 타율, 4할 언저리의 출루율을 보여줬던 선수다. 어쩌면 홍창기와 성적에서는 가장 비슷한 유형의 선수다.
24일까지 박해민은 30타석을 소화해 타율 0.160, 출루율 0.300을 기록했다. 문성주는 20타석에서 타율 0.133, 출루율 0.350의 성적이다. 계속 들어가다보면 언젠가는 자신의 평균을 찾아가는 과정이 있겠지만, 그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아직 모른다.
25일 인천 SSG전에서는 문성주가 선발 1번 타자로 출전했으나 4타수 무안타 1볼넷에 머물렀다. 1번에 간 뒤로 유독 타격이 안 되고, 땅볼이 늘어나고 있다. LG가 정규시즌 1위를 지키려면, 어쨌든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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